트럼프 "신뢰 위반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더팩트ㅣ박재우 기자] 북한이 닷새 만에 두 번째 미사일을 발사해 향후 미·북 간 북핵 협상 국면이 안개 속에 휩싸였다.
북한은 9일 오후 평안북도 신오리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뿐 아니라 미국 법무부는 국제제재를 위반한 북한 화물선을 압류했다. 이는 9일 북한의 발사 직후 발표된 것이어서 향후 북미 간 북핵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미국 내부에서는 북한의 두 번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미 언론들은 북한 발사의 의도에 대해 하노이 회담 협상 실패에 대한 반발로 분석했다. 이번 발사가 합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먼저, 인터넷 매체 복스(VOX) 뉴스는 '북한이 일주일도 채 안 돼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의 일련의 미사일 발사는 하노이 회담에서 성과가 없었다는 불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미회담이 이로써 끝이 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명시한 올해까지의 협상기일을 지키는 것은 어려워 보이고, 그렇다면 북한의 ICBM 발사 상황까지 올지도 모른다"며 "완전히 끝이 난 것은 아니지만 비핵화 협상이 어려워졌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북한의 이번 발사로 인해 그동안 진행됐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단거리 미사일 두 발 발사' 제목의 보도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테스트 중단은 그동안 남북미 3국 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이라면서 "이 미사일 재개로 인해 미국이 새로운 방향으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사일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차원을 넘어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일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지(WP)는 다른 관점의 기사를 보도했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합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합의를 깬 것이 아니다'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중단선언)을 일방적으로 시작했지만, 이는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기사에서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발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하는 미북협상을 훼손했지만, 양 정상 간의 합의에 어긋난 것은 아니"라며 "싱가포르 회담에서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애매모호한 협상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자체의 모라토리엄에서도 'ICBM'을 특히 언급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그동안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탄도미사일 기술 실험에 대해 금지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동의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신뢰 위반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다시 한번 북한과 대화할 의향이 있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그것은 단거리"라며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었고, 아주 표준적인 것들이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신뢰 관계가 깨질 것을 예상하는 질문에도 "어떤 시점에서 그럴 수 있겠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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