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피소 상태서 24일 출국…"엄마가 아프다"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고 장자연 씨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를 자처한 윤지오 씨와 그의 책 출판을 도운 김수민 작가의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윤 씨가 장자연 사건을 잘 모르면서 후원 등을 통해 돈 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는 김 작가의 주장에 윤 씨가 반박하고, 김 작가가 재반박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양 측이 SNS를 통해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 힘든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23일 김 작가는 박훈 변호사를 선임해 윤 씨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작가를 대리해 윤 씨를 고소했다"며 "윤 씨는 장자연 씨의 억울한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 장 씨의 죽음을 독점하면서 많은 후원을 받고 있고, 심지어 해외 사이트에서 펀딩도 하고 있다. 이는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윤 씨는 고소장 접수 시점인 오후 4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지만, 캐나다로 언제든지 출국할 수 있기에 그가 출국하면 장기간 미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며 "떳떳하면 당당하게 조사받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최소한 경찰 수사 종결시까지는 출국 금지를 시키는 것이 마땅하다"고 출국 금지를 요청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24일에는 본인이 윤 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씨는 올 1월 두 번의 차량 사고가 성명 불상의 테러였다고 주장, 신변 위협이 있었다"며 "하루 90만 원 경호 비용 운운하며 모금을 했다"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윤 씨가 만든 것은 국세청 비영리 사업체였고, 사업자는 윤지오 본명인 윤애영으로 통장 개설용이었다"며 "장자연 사건에 대해 마치 뭔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나불거리면서 돈을 모금했는데, 이는 형법에서 처벌하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한 범죄 행위다. 제 명의로 사기 범죄로 윤 씨를 고발하고 고발장은 서울지방경찰청에 금요일에 도착하도록 하겠다. 윤 씨 출국 금지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피소를 당한 윤 씨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아프리카TV 방송을 통해 "제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MBN 기자가 있었다. 어떻게 숙소를 알았는지 모르겠다. 숙소를 이동했는데도 또 알더라,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 왜 있으라는지 모르겠다. 저는 이제 출국한다"며 "4월 4일부터 엄마가 아프다고 했다. 갑자기 출국하는 게 아니다. 빠른 시일 내 돌아올 것이다" 등의 말을 남기고 출국했다. 윤 씨는 캐나다 영주권자다.
이에 따라 지난 8일 국회에 윤 씨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려던 국회의원들(안민석·이종걸·권미혁·남인순·이학영·정춘숙 더불어민주당, 김수민 바른미래당, 최경환 민주평화당,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난감해진 모양새다. 당시 이들은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 모임'도 결성하고 "윤 씨의 진실을 향한 몸부림에 의원들이 앞으로 함께 동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런 진실공방이 본질을 흐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우리는 장자연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 윤 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했던 것이다. 어쨌거나 윤 씨는 장자연 사건을 세상 밖으로 꺼내는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지금 일어나는 진흙탕 싸움의 본질은 장자연 사건인데, 엉뚱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며 "(양 측의) 누가 옳고 그런지 논란이 장자연 사건의 진실과는 크게 관련된 게 아니다. 왜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안타깝다. 장자연 사건 은폐는 거대 권력에 진실이 묻힌 것"이라며 "이 사건은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해 장자연 사건이라 명명할 수밖에 없는 걸 감안해서 국회에서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유일한 증인으로 나선 윤 씨의 신변보호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의원은 "(간담회) 당시에는 그런 것(진실공방)까지 나오지 않았지만, 윤 씨가 신변불안을 호소해서 일단은 그런 것들을 국회서 보호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며 "윤 씨의 진실공방과 별개로 진실로 향하는 길은 흔들리지 않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ense83@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