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지도부 사·보임 고려… 갈등 최고조 이를 듯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소속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24일 여야 4당 원내대표가 합의한 선거제·사법개혁안 패스트트랙 처리에 반대 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정적 한 표를 쥔 '캐스팅보터'인 오 의원이 반대할 경우 패스트트랙은 좌초된다. 이에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오 의원의 사·보임(위원 교체)을 고려하면서 당 내 갈등도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당의 분열을 막고 저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여야 4당이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했다.
오 의원은 "저는 누구보다도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바라왔지만, 선거법만큼은 여야 합의로 처리해왔던 국회 관행까지 무시하고 밀어붙여야 할만큼 현재의 반쪽 연동형비례대표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저는 검찰개혁안의 성안을 위해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사개특위 간사로서 최선을 다해왔지만, 누더기 공수처법안을 위해 당의 분열에 눈감으며 저의 소신을 저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여야 4당이 합의한 패스트트랙을 실행하기 위해선 오 의원의 찬성 표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수처법이 패스트트랙에 오르려면 사개특위에서 위원 18명 중 11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확실하게 찬성표를 던질 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8명, 민주평화당이 1명이다. 한국당은 전원 반대할 가능성이 크고, 바른미래당 위원이 2명인데, 1명이라도 이탈한다면 공수처법 패스트트랙은 무산된다.
선거법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통과돼도 여야 4당이 두 법을 함께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에 사개특위 패스트트랙이 무산되면 의미는 없다.
손학규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사·보임을 강행하겠다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발표를 보면서 오 의원이 '나는 반대표를 던질테니 사보임 요청해주십시오'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내대표가 4당 합의문을 어렵게 만들고 의총에서 아주 어려운 과정 통해 추인받았는데 헌신짝처럼 내버릴순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합의안이 추인됐고, 그 결과에 따라서 다소 본인 소신과 다르더라도 내용에 따르는 게 당내 소속의원들의 도리라고 생각"이라며 "일단 오 의원을 만나보겠다"고 말했다.
지도부가 사·보임을 결정할 경우 전날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도 관측된다. 패스트트랙 추인 결정을 위한 바른미래당 의총에 참석한 23명 중 12명이 찬성, 11명이 반대 표를 던진 바 있다.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오 의원을 사 ·보임할 가능성에 대해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당도 사·보임 가능성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문희상 의장에게 "오 의원 사·보임을 해선 안 된다"고 따졌다. 계속되는 한국당 의원들의 반발에 결국 문 의장은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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