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성안해 제시했던 공수처 권한과는 차이 있어" 평가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2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키로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민정수석으로서 나는 이 합의안에 찬동한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법학은 이론의 체계이지만, 법률은 정치의 산물이다. 이론은 일관성과 정합성(整合性)을 생명으로 삼지만, 정치는 투쟁과 타협을 본질로 삼는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조 수석은 "합의안은 그동안 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했고, 문재인 대통령 및 민주당이 공약했고, 헌정사상 최초로 법무부가 성안해 제시했던 공수처의 권한과는 일정한 차이가 있다"다고 평하면서 "검사·법관, 경무관급 이상 고위경찰 외의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해 공수처가 우선적 기소권을 보유하지 못하고, 재정신청권을 통해 검찰의 기소권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의 기소독점권을 더욱 확실히 분할하고, 공수처가 더욱 강력한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수석은 다만 "수사, 기소, 재판 등 국가형벌권을 담당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에 대해 공수처가 수사 및 기소를 전담할 경우 경찰·검찰·법원의 문제점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고, 공수처 외 선거법 및 수사권조정이라는 헌정사상 최초로 이루어지는 다른 중대한 입법과제의 실현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조 수석은 "온전한 공수처 실현을 내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도 있겠지만, 일단 첫 단추를 꿰고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까지 오는데 당·정·청 각각의 많은 노력과 상호 협력이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일(23일) 각 당의 의원총회에서 추인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며 "그리하여 2020년 초에는 공수처가 정식 출범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언급했다.
조 수석은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개혁 4대 방안 중 국정원의 국내 정치 관여를 원천봉쇄하는 국정원법 개정안 및 자치경찰제 실시, 국가수사본부 신설을 위한 경찰법 개정안은 패스트트랙에 오르지 못했다"며 "다른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이 두 과제 역시 잊지 않고 끈질기게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김관영 바른미래당·장병완 민주평화당·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편과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각 당 추인 절차를 거쳐 25일까지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공수처 설치법에 대해 "신설되는 공수처에는 기소권을 제외한 수사권과 영장청구권,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할 권한을 부여한다"면서 "다만, 공수처가 수사한 사건 중 판사·검사·경찰의 경무관급 이상이 기소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등 실질적 견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고 설명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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