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 남북정상회담 1년여…文, 4차 회담 제안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거리였다. 11년 만의 남북 정상 간 만남이자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회담으로서의 의미가 컸다. 실제 두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았다. 나아가 MDL을 넘나들며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던 1차 남북정상회담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특히 양 정상은 남북관계 개선, 전쟁위험 해소,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골자로 하는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비핵화 의지'를 명시하기도 했다. 당시 한반도에 평화가 곧 찾아올 것이라는 부푼 기대가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성공적인 1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미 약속된 북미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비핵화 시한과 구체적인 로드맵은 명시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1차 북미회담에 거는 기대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차 남북회담에 대해 "한국전쟁 끝난다!"고 트윗을 올렸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청사진이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은 힘을 얻었다.
하지만 1년여의 세월이 흐른 현재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개선됐던 남북관계도 삐걱대고 있음은 물론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면서 북미관계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북미가 비핵화에 대해 팽팽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런 가운데 최근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회담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문 대통령이 4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북미대화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다.

4.11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은 15일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 앉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된 결실을 맺을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김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발신했다.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처럼, 이번에도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또 한 번의 남북 정상회담이 더 큰 기회와 결과를 만들어내는 디딤돌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일촉즉발의 대결 상황에서 대화 국면으로 대전환을 이루고,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해낸 상황에서 남·북·미가 흔들림 없는 대화 의지를 가지고 함께 지혜를 모은다면 앞으로 넘어서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비핵화의 일괄타결 원칙을 고수하는 미국과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북한에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간 여러 일이 있었음에도 비핵화 시계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한 모양새다. 물론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외교·안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는 정설이 사실상 현실화가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지난해와 여건이 다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시정연설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중재자 촉진자 같은 오지랖 행세를 그만두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대화 제의에 호응할지 여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부분이다. 지금이야말로 한반도 항구적 평화 정착의 향배를 가를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shincombi@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