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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4·3선거 선방 황교안의 큰 그림?…'보수통합→총선→대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보수 단일화 가능성 발견"…김학의 전 차관 의혹 뇌관 남아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취임 한 달 만에 치러진 4·3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예측보다 많은 득표와 통영·고성 당선이라는 '선방'을 펼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선 황 대표가 보수 통합과 내년도 총선·대선 출마 가능성 등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내비치며 대략적인 '큰 그림'을 드러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전날 선거에서 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서 정점식 의원을 당선시켰다. 정 의원은 4만7082표(59.47%)를 얻으며 2위의 민주당 양문석 후보와 1만8592표(23.48%)라는 큰 표 차로 승리했다. 창원·성산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에게 내줬지만 쉽게 내주지 않았다. 한국당 강기윤 후보는 단 504표(0.54%)라는 차이로 범여권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선거를 지휘한 황 대표로선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물론 두 군데 다 가져왔다면 엄청난 파란이었겠지만, 바로 내년이 총선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창원·성산의 패배도 한국당 입장에선 '가능성'을 본 승부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3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열린 창원·성산에서 유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3 국회의원 보궐 선거가 열린 창원·성산에서 유세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날 간담회에서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폭정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당에 전폭적으로 신뢰가 온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민들이 우리에게 길을 열어줬다고 생각한다. 국민 뜻에 부합하고 신뢰를 저버리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4·3 선거에 대한 평가와 소회를 밝혔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창원·성산의 0.54%는 황 대표에게 큰 고민으로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근소한 차이였던 만큼 아쉬움은 더 크기 마련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보수가 단일화하기만 했어도 이길 수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창원·성산에서 중도보수로 분류되는 바른미래당의 이재환 후보가 3.57%, 대한애국당 진순정 후보가 0.89% 득표했으니 다 합치면 0.54%는 훌쩍 넘는다.

이날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황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운 몇가지를 발견했다. 바로 단합과 가능성"이라며 "아울러 보수 단일화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것들을 실천해 나간다면 통합의 문제도 극복할 수 있고, 선거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두 달 전 정계 입문 때부터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도 황 대표는 "처음에 '헌법 가치를 같이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함께하는 통합을 꿈꾸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단계가 있다"며 "우리가 단단하게 다져지면 외연이 넓혀질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더 큰 통합이 있을 것이다. 하나씩 하나씩 이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바른미래당 내 보수 세력(舊 바른정당계)과 대한애국당 등을 모두 하나로 합치는 통합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황교안 대표는 이날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에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할 것이다. 그 정도로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아울러 이날 황 대표는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총선 출마 계획과 염두한 지역이 있냐'는 질문에 "어제까진 보궐 선거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면서도 "당에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할 것이다. 그 정도로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됐다.

게다가 '대권 유력 주자로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도 "국민들께서 저나 우리 당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는 부분이 생긴 것으로 참 감사하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그럴수록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우리 당이 다시 국민 위해 살아가고, 대한민국을 위해 살아나는 변화가 생기도록 더 큰 책임감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 이미 황 대표가 다음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뒤 곧바로 대선을 노리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황 대표가 이날 그러한 가능성에 스스로 힘을 실은 것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달 30일 오후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 때 경기장 안에서 선거유세를 해 논란이 됐다. 이 일로 경남FC는 대한축구연맹으로부터 2000만원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 달 30일 오후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대구FC의 경기 때 경기장 안에서 선거유세를 해 논란이 됐다. 이 일로 경남FC는 대한축구연맹으로부터 2000만원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뉴시스

그러나 중요한 점은 황 대표에게 여전히 풀어야 할 의혹과 논란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선거에서 괜찮은 결과를 얻었음에도 그 과정 속에서 발생한 축구장 유세 논란을 비롯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연관, 5·18 망언 징계 등 털고 갈 것들이 적지 않다.

황 대표도 이를 인식한 듯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우리 당의 부족한 부분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며 "여전히 많은 국민이 우리 당을 믿지 못하고 계신 만큼 국민들께 상처가 되는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스럽게 신중해야 하는데 더 반성하고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자성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축구장 유세 논란과 같은 문제도 제가 좀 더 조심했어야 하는 문제였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한국당의 선거 유세로 2000만 원 제재금 징계를 받은 경남FC의 대납 요구에 대해선 "대납하게 되면 선거법 위반이 될 것"이라며 "적절한 방법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당내 '5·18 망언' 논란 당사자 징계와 관련해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김영종 윤리위원장의 (사퇴) 뜻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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