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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재보선 희비 엇갈린 민주·한국·바른미래…자평은 '제각각'

  • 정치 | 2019-04-04 13:21
4일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4·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제각각 다른 자평을 내놨다. 민주당은 돌아선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성과 도출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한국당은 내년 총선 승리 가능성을 내다봤다. 바른미래당은 낮은 득표율에 따른 당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팩트DB
4일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4·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제각각 다른 자평을 내놨다. 민주당은 돌아선 민심을 회복하기 위한 성과 도출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한국당은 내년 총선 승리 가능성을 내다봤다. 바른미래당은 낮은 득표율에 따른 당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팩트DB

민주 '자찬'·한국 '자신감'·바른미래 '책임론'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4·3재·보궐선거 결과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이 통영·고성과 창원·성산에서 각각 한 석씩 차지한 가운데 각 당은 선거 결과를 놓고 "민심을 받들겠다"면서도 각기 다른 자평을 내놨다.

◆민주당, 돌아선 민심 "겸허히 수용"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 민주당은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지난 총선에서의 득표율과 비교하며 '나름의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4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창원성산에서 우리 당과 정의당의 단일 후보가 승리한 건 노회찬 정신을 계승해 개혁에 최선을 다하라는 국민의 뜻"이라며 "통영·고성은 이기지 못했지만, 19대 총선에 2배 가까운 지지를 받은 것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양문석 후보를 칭찬한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로 사실상 '돌아선 PK 민심'을 확인한 민주당은 앞으로 민생경제와 개혁 입법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두 곳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우리 당은 의석을 늘리지 못했으나 선전했다"며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반영해 민생 회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 그리고 우리 사회 개혁 과업의 완수를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범진보 단일화로 승리를 얻은 데 대해 "개혁에 최선을 다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밝혔다. /남윤호 기자

◆한국당 "현 정부 심판…내년 총선은 다를 것"

한국당은 선거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듯 의기양양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과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우리가 민생을 챙기고, 정책으로 싸워나간다면 내년 총선 결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치 신인'으로 제1야당 대표가 된 지 40여일 만에 오른 심판대에서 낮지 않은 성적을 거둔 황 대표는 "국민께서 이번 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했다"며 "진보의 성지라는 창원성산에서 단일화까지 하고서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더는 이 정권의 독선과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아무리 이 정권이 폭정과 실정을 거듭한다고 해도 우리가 대안정당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의 더 큰 지지를 받아내기 어렵다"며 "내년 총선은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 미래가 걸린 절체절명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실제 창원성산과 통영·고성 두 선거에서 한국당은 근소한 차이로 패배하고 완승하는 등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가능성을 실감한 한국당이 다음 총선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당과 나라에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며 총선 승리 의지를 내보였다. /남윤호 기자

◆'지도부 책임론' 직면한 바른미래 '혼란'

바른미래당은 창원성산 이재환 후보의 득표율이 3.57%에 그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되는 등 내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보궐선거 최악의 쓰라린 패배"라며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결과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손 대표와 상의해 당 지도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를 계기로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총사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김관영 원내대표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며 "본인이 생각할 때 스스로 사퇴를 결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에 속해 있는 분들이 본인의 양심과 기대 수준에 따라 여러 가지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선거 결과를 지도부가 평가하고 앞으로 당의 진로를 의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하 의원이 제기한 책임론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각자에게 책임에 따라서, 각자 생각에 따라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는 게 적절하다.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4·3재보선의 미약한 성적으로 바른미래당 내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4·3재보선의 미약한 성적으로 바른미래당 내에선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새롬 기자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손 대표 책임론과 내홍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김 원내대표는 "제3의 정당이 참 운신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졌고, 앞으로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것도 냉정한 현실"이라며 "선거 결과에 대해 지도부가 전체적으로 깊이 평가하고, 앞으로 당의 진로를 의논해 나가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의총 소집 계획을 밝혔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오는 5일 임시국회가 마무리되고, 각 의원들의 해외출장이 예정돼 있어 가장 많은 의원들이 모일 수 있는 4일 저녁 9시께 의원총회를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손 대표와의 통화 여부에 대해 "아직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바른미래당 내 일부 위원장들은 당 지도부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행동하는 바른미래당 위원장 모임'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패스트트랙을 반대한다'며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언주 의원을 옹호하기도 했다.

우일식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장 5명은 "이언주 의원의 발언에 대한 때아닌 징계 논의는 중단돼야 한다"며 "이 의원의 일부 거친 표현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반시대적이고 때아닌 제왕적 당 대표를 연상시키는 징계 논의는 즉각 중단하라"며 "내부 총질은 서로가 그만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4·3재보선 결과를 보며 바른미래당에게 미래는 없었으며,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할 때"라며 "당 지도부는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총선을 대비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재환 창원성산 보궐선거 후보의 득표율이 10%를 넘지 못하면 손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선거 이후 당 위원장들도 나서 이 의원을 옹호하며,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한 가운데 바른미래당의 내부 분열 양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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