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선·진영·김연철 후보자 의혹도 '수두룩'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송구스럽습니다."
25일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후보자 중 가장 첫 주자로 청문회에 나선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입에선 '송구하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투기 의혹을 받는 최 후보자를 향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최 후보자는 투기 의도는 아니었다고 부인하면서도 질의에 떳떳한 답을 내놓진 못하고 연신 사과하며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 후보자 청문회의 가장 큰 쟁점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었다.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다주택자' 최 후보자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은 다주택 투기꾼들을 잡는다는 기조이지만, 정작 국토부 장관으로 임명된 최 후보자가 다주택자에다가 그의 재산 현황에 투기 가능성이 짙은 내용이 여럿 포함돼 있기 때문이었다.
최 후보자는 장관 지명 직전까지 잠실과 분당에 아파트, 세종시에 신축 아파트 '펜트하우스' 분양권까지 총 3채를 보유했다. 이 3채는 모두 최 후보자가 처음 매입할 때보다 집값이 크게 올라 시세차익이 약 2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해당 아파트들을 매입하거나 분양권을 얻을 때 최 후보자가 국토부 요직에 있는 등 특혜 의혹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이름이 올라간 이후 분당 소재 아파트를 딸에게 증여했다. 현재는 딸에게 월세를 내며 아직 분당에 거주 중이다. 최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세종시 아파트가 완공되면 바로 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장관 지명을 앞두고 '꼼수 증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씻지 못했다. 그는 이전부터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이 있어 매각할 마음이 있었으나 장관 후보자로 이름이 올라 딸에게 증여한 것도 맞다는 취지로 답을 내놓으며 꼼수 증여를 일부 시인했다.
이날 일부 여당 의원들도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며 의혹들에 대해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최 후보자는 투기, 특혜 사실에 대해선 끝까지 부인했으나 "결과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며 자신의 흠결에 대해 여러번 인정했다.
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장관 지명자 일곱명 중 가장 먼저 청문회를 치렀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는 최 후보자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진영·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문화체육관광부 박양우·통일부 김연철·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동호·해양수산부 문성혁 후보자다. 야당이 다른 때보다 이번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를 두고 크게 벼르고 있는 상황에서 첫 주자였던 최 후보자가 의혹 앞에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하면서 출발이 좋지 않은 모양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최 후보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박영선·진영·김연철 등 야당이 특히 집중 공세를 예고한 후보자들 청문회에선 더 강한 야당의 공세가 쏟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 악화, 안보 불안 등 거듭 악재를 맞고 있는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 내각 2기가 청문회에서부터 각종 의혹을 떨쳐내지 못할 경우 그대로 국정운영 동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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