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너무 나갔나?'…'토착왜구' 등 원색 비난 후폭풍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보수층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고무됐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반민특위' 발언으로 역사 인식 논란에 직면했다. 한국당 지지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 지 얼마 안 돼 나 원내대표가 위기에 직면한 모습이다.
나 원내대표는 14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우파는 곧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앞으로 이 정부의 역사공정이 시작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로 인해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것이다.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주실 것"이라고 발언했다.
나 원내대표가 언급한 반민특위는 1948년부터 1949년까지 일제강점기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설치했던 특별위원회이다. 그러나 반민특위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손잡으면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미완의 특별기구로 기록됐다. 논란은 이런 반민특위를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국론분열을 지적하며 잘못 인용하면서부터이다. 발언이 알려지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나 원내대표를 향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이름을 따 '나베'라는 원색적인 조롱이 나왔다.
정치권도 예외없이 나 원내대표를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지난 5·18폄훼 발언과 맞먹는 망언으로 규정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제헌국회 반민특위 활동이 이승만의 집요한 방해 공작으로 좌절됨으로써 친일청산의 기회를 놓친 것은 천추의 한을 남긴 일"이라고 했고, 김정화 바른미래당은 대변인은 한국당의 당명을 '자유한국총독부'로 바꾸라며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단죄와 분열을 구분 못 하는 나경원의 빈약한 역사 인식이 부끄럽다. 나경원 의원의 조국은 어디냐"면서 "분열의 혼란을 틈타 이념에 기생하며 지금껏 살아온 한국당"이라고 비판했다.
민평당의 나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은 더욱더 거셌다. 문정선 민평당 대변인은 "토착왜구 나경원을 반민특위에 회부하라"며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 실패한 반민특위가 나경원과 같은 국적불명의 괴물을 낳았다. 토착왜구 나경원을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반민특위의 해체는 친일파의 복권과 독립운동 세력의 몰락을 가져왔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한국당이 친일파의 후예임을 고백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 발언은 5·18폄훼 발언 의원들에 대한 처분 시간끌기와 맞물리며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 원내대표도 이런 여론을 인식한 듯 바로 진화에 나섰다.
그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와 의원총회에서 "해방 후에 이런 부분(반민특위 활동)이 잘됐어야 됐다. 그 활동에 대해서는 당연히 제대로 됐어야 됐다"며 해명했다. 서둘러 진화에 나선 배경에는 역사인식 논란이 친일파 공방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가파른 상승세인 당 지지율에 미칠 영향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가 이번 반민특위 발언 논란을 돌파하고 다시 한번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흡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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