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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석희·신유용 '성폭력' 폭로에 文대통령 "엄중 처벌해야"

  • 정치 | 2019-01-14 16:56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수보회의에서 최근 잇따라 나온 체육계 성폭력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수보회의에서 최근 잇따라 나온 체육계 성폭력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수사, 그리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수보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우리 내면의 후진성...체육계 쇄신안 스스로 내놓아야"

[더팩트ㅣ청와대=이철영·신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와 유도선수 출신 신유용 씨의 성폭력 폭로에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연이은 체육계 폭력과 성폭력 증언은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화려한 모습 속에 감춰져 왔던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심 선수나 신 씨의 성폭력은 외형의 성장을 따르지 못한 우리 내면의 후진성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체육계가) 근본적인 개선을 하지 못한 채 이어져 왔던 일"이라며 "따라서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인 개선과 우리 사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 드러난 일뿐만 아니라 개연성이 있는 범위까지 철저한 조사와 수사, 그리고 엄중한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철저한 진실 규명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폭력이든 성폭력이든 어떤 피해에 대해서도 2차 피해가 없도록 철저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피해자들이 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자신을 위해서나 후배들을 위해,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해 피해를 용기 있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바란다"면서 "체육 분야의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에 대해서도 전면적으로 재검토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체육계의 변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체육이 자아실현과 자기 성장의 길이어야 하고, 즐거운 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는 지난 8일 조재범(사진) 전 코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남용희 기자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는 지난 8일 조재범(사진) 전 코치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남용희 기자

문 대통령은 "성적 향상을 이유로, 또는 국제대회의 메달을 이유로 어떠한 억압과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며 "학생 선수들에게 학업보다 운동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고 있어서 운동을 중단하게 될 때 다른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선수들이 출전, 진학, 취업 등 자신들의 미래를 쥐고 있는 코치나 감독에게 절대복종해야 하는 이유이다"라며 체육인 양성 시스템의 폐단을 지적했다.

이어 "운동부가 되면 초등학교부터 국가대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합숙소에서 보내야 하는 훈련체계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살펴 주기 바란다. 체육계도 과거 자신들이 선수 시절 받았던 도제식의 억압적 훈련방식을 대물림하거나 완전히 탈피하지 못한 측면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는 쇄신책을 스스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심 선수는 조재범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심 선수는 증거 확보를 위해 비밀을 유지해달라는 경찰의 요청에 따라 상습상해(폭행) 부분에 대해서만 피해자 진술을 한 바 있다.

심 선수의 변호인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본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에 대해 그 지도자가 상하 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하여 폭행과 협박을 가함으로써 선수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일 때부터 평창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약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해온 사건"이라 설명했다.

심 선수의 성폭력 폭로 사실이 알려진 지 7일 만인 13일 신 씨는 고등학생 시절인 2011년 유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지도자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다른 종목에서도 유사한 증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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