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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소속 의원 잇단 사건사고에 고개 숙인 민주당

  • 정치 | 2019-01-09 05:00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막말, 음주운전, 갑질, 성추행 등 소속 국회의원·기초의원의 다양한 사건사고로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사진은 신재민 전 기재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 부당행위 폭로가 나오자 신 전 사무관의 이력과 의도에 대한 인식공격성 발언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은 손혜원 민주당 의원. /이덕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막말, 음주운전, 갑질, 성추행 등 소속 국회의원·기초의원의 다양한 사건사고로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사진은 신재민 전 기재획재정부 사무관의 청와대 부당행위 폭로가 나오자 신 전 사무관의 이력과 의도에 대한 인식공격성 발언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은 손혜원 민주당 의원. /이덕인 기자

막말, 음주운전, 갑질, 성추행…"자책골 행진 앞으로도 계속될 듯"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소속 국회의원·기초의원의 잇단 사건사고와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막말, 음주운전, 갑질, 성추행 등 사안도 다양하다.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아 정부와 호흡을 맞춰 국정운영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야 할 시기, 집권여당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최근 청와대의 KT&G 사장 개입, 기획재정부에 대한 적자국채 발행 외압 시도 의혹 등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한 원색적 비난으로 세간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2일 SNS에 신 전 사무관의 이력과 폭로 의도를 비판한 글을 올렸다가 삭제해 당 안팎에서 '경솔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손 의원은 본인이 작성한 글에서 신 전 사무관을 "죄를 지어 4개월간 잠적했다가 돈을 벌기 위해 공익제보자 행세를 한 가증스러운 폭로자"로 묘사했다. 특히 신 전 사무관이 지난해 7월 기재부를 퇴직한 이후 잠적했다가 갑자기 폭로자로 나선 배경에 대해 "막다른 골목에 이른 도박꾼의 모든 것을 건 베팅 장면이 떠오른다"고 힐난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신재민 전 사무관 관련 글. /페이스북 갈무리
손혜원 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신재민 전 사무관 관련 글. /페이스북 갈무리

해당 글은 지난 3일 신 전 사무관이 지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실종됐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삭제했다. 캡처, 복사된 글이 이미 확산된 뒤였다. 당장 야당에선 "듣는 이에게 모멸감을 주고 대다수가 인격살인이라 할 정도인 손 의원의 도 넘은 몰지각한 악담에 국민들의 공분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인신공격을 중단하고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손 의원은 다음날 SNS를 통해 "신 전 사무관 관련 글을 올린 이유는 순수한 공익제보자로 보기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글을 내린 이유는 본인이 한 행동을 책임질 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이상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라고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신 전 사무관을 향한 당내 인신공격성 발언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손 의원을 겨냥한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채우석 민주당 고양 시의원이 새해 첫 날 대낮에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불구속 입건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더팩트DB
채우석 민주당 고양 시의원이 새해 첫 날 대낮에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불구속 입건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더팩트DB

채우석 민주당 고양 시의원은 새해 첫 날 대낮에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빚었다. 경찰에 따르면 채 시의원은 지난 1일 오후 3시 40분께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도로에서 중앙분리대 화단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다행히 피해자는 없었지만 경찰 음주 측정에서 채 시의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준(0.065%)으로 나타났다.

채 시의원의 음주운전 사고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뒤늦게 민주당은 9일 열리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심판원에 그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홍준연 민주당 대구 중구 의원은 지난달 20일 열린 중구의회 본회의에서 성매매 여성 자활 지원에 관한 질의를 하며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젊어서부터 땀 흘려 돈을 안 벌고 쉽게 돈 번 분들이 2000만 원을 받고 자활 교육을 받은 뒤 또 다시 성매매를 안 한다는 확신이 없다" 등의 성매매 여성 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4일 민주당 대구시당을 항의 방문하고 홍 구의원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구시당은 같은 날 공식 사과문을 내고 "홍 구의원의 성매매 여성 비하·혐오성 발언을 매우 부적절하고 반인권적 발언이라 생각한다"며 "책임을 통감하고, 이 일로 충격과 상처를 받은 모든 분에게 깊이 사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외에도 지난달 20일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호 의원이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가는 항공기를 탑승하기 위해 대기하던 중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 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구에 불응하며 갑질을 한 혐의가 논란이 됐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 갑질'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항 갑질'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또한, 민주당 대전시당은 지난해 11월 9일 자유한국당 소속 여성의원에 대한 성추행을 한 박찬근 중구 의원에게 '경고' 처분을 내려 비판을 받았다. 특히 박 구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져 지난달 14일 중구의회 본회의에서 제명안이 상정됐지만 민주당 구의원들의 반대로 부결 처리돼 야당 측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선거제도 개혁,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및 부당한 외압 행사 의혹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정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는 여야가 풀지 못한 각종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도 크다.

하지만 정국을 주도해야 할 민주당은 안팎에서 제기되는 의혹과 구설로 야당의 공격 빌미를 제공하며 여당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최근 민주당 소속 의원·기초의원의 실언, 사건사고는 조금만 신경쓰면 예방이 가능한 일"이라며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우리는 정의의 편'이라는 정서 속 한국당이나 우파는 적폐세력으로 인식하고, 본인들의 실수는 별 것 아닌 것으로 보는 이중잣대, 독선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박사는 이어 "민주당은 약 10년 만에 권력을 다시 잡았고, 권력을 잡은 경험이 없는 초선의원들도 많다"며 "권력은 손에 쥐면 휘두르고 싶은 경향이 있다. 권력은 절제할 때가 더 무서운 법인데, 그런 경험이 없다보니 절제가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국가적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런 형태의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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