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신년 메시지로 본 2019년 정치권 향방
[더팩트ㅣ국회=허주열 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선거제도 개혁',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놓고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새해에도 이런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 5당 대표들은 신년사에서 현안에 대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2019년 정치권의 험로를 예고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남북관계 개선을 거론하며 지난해가 역사적 한 해였다고 자평했고, 혹평을 받은 경제 분야도 어렵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거센 정쟁을 예고하는 발언을 쏟아냈고, 나머지 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사활을 건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 '총선 승리'까지 거론하며 올해도 '마이웨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신년인사회에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 열렸고, 북미정상회담도 열려 남북 간 70년 분단 체제가 평화 공존 체제로 전환되는 중요한 역사적인 한 획을 그었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올해 일찍 열릴 가능성이 매우 큰데, 이 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비핵화와 평화 체제가 굳건히 자리 잡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저성장 고착화, 소득 양극화 심화, 고용 악화 등으로 혹평을 받은 경제 분야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제시했다. 그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금방 좋아질 수는 없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튼튼한 기초를 기반으로 잘 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수출 6000억불을 달성했고, 국민소득도 3만불을 달성했는데, 이런 성과가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민생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2016년 정권 교체, 2017년 지방선거 압승에 이어 내년 총선에서도 압승하는 정치적 성과를 올려야 한다"며 "총선에서 크게 이기는 것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역사적 과업이라 생각한다"고 2020년 4월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포부도 언급했다.

◆한국당, 당·정과 각 세우며 정쟁 확산 예고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혹평으로 새해를 열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신년회에도 '미리 잡힌 선약'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일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신년인사회에서 "새해 희망에 부푼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지만 형편이 그렇지가 못한 것 같다"며 "정부의 태도나 하는 일들을 보면 전혀 올해가 나아질 것 같다는 희망을 갖기 힘든 상황"이라고 정부 행태를 비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경제 현장의 간곡한 요청에도 당·정이 최저임금제도에 주휴수당을 산입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는데,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경제 불통에 대해 국민은 아마 절망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혹평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모 매체에 따르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75%에 달하는데,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 회의에서 당·청은 오만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청문회, 국정조사,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정쟁의 확산을 예고했다.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도 도입에 사활
나머지 야3당은 올해 거대 양당 대표가 신년사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은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정치 개혁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신년사에서 "노동·규제 개혁 등 강력한 경제구조 개혁을 단행해 우리 경제의 막힌 혈을 뚫어야 할 때지만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낡은 정치 체제, 기득권 양당의 정쟁이 계속되는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민생을 외면하고 경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도가 도입돼 다당제와 합의제 민주주의가 제도화될 때에만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는 경제구조 개혁을 사회적 합의 속에서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신년사에서 "2019년에는 국회 개혁과 민생 정치의 출발선인 선거제도 개혁 관철을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한국 정치를 뜯어고치는 최선봉에 민주평화당이 서겠다"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신년사에서 "올해는 위태롭게 흔들리는 개혁의 방향을 다잡는 한 해여야 한다"며 "몸집을 키워가는 기득권의 역풍을 차단하고,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기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가 연초부터 5당3색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며, 전문가들은 올해 정치권이 여야의 극한 대치 속 민생·개혁에 소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여당은 신년사에서 국정을 어떻게 책임지고, 이끌겠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데 야당이 이야기할 법한 총선 승리까지 거론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최근 민주당(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 속 올해 제1야당인 한국당은 여당을 몰아붙여 정치적 이익을 챙기려 들 것이고, 소수 야3당은 선거제도 개혁에 모든 전력을 쏟아 붓는 권력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신년 메시지에 나타난 여야 각 당의 정국 인식이 너무 달라 올 한해 여야의 대치 정국이 내내 계속될 것이 우려된다"며 "특히 야당들의 목소리가 높아질 텐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어떻게 막아내고 정권의 안정을 유지할지 고비가 되는 해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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