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당 자력에 의한 상승은 아냐" 한목소리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당 지지율이 바닥을 쳤던 자유한국당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26%를 넘기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당의 지지율 급상승 원인을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선 한국당의 혁신에 따른 국민 인식 변화라고 평가가 나오는 반면, 여권 지지율 하락에 대한 반사이익(反射利益)에 불과하다는 혹평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실시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6.4%로 기록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0%포인트, 응답률 7.7%, 이하 여론조사 포함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주 대비 3.5%p 오른 수치이며 5주 연속 상승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는 '최순실 사태' 직전인 2016년 10월 3주 차(29.6%) 이후 최고치로 25%를 넘어선 것도 약 2년 만이다.
한국당 내에선 지지율 상승 원인이 최근 당내 분위기 변화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복당하는 등 당내에 계파 간 갈등을 없애고 보수 재건을 위해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크다"며 "국민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알고, 지지를 해주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 다수의 시각은 한국당의 해석과는 다르다. 한국당 자력에 의한 지지율 상승보다는 여권 지지율 하락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은영 한국여론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한국당 지지율 상승 원인이 자력에 의한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같은 날 발표된 '디오피니언'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디오피니언이 '내일신문'과 함께 1~2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11.2%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2.7%) 이전과 거의 변화 없는 수치다. 다만, 민주당은 역시 27.9%로 추락(10월 조사보다 10%p 이상 감소)했다.
이 소장은 "이런 것들을 통해 봤을 때 중도보수 성향들이 민주당에 갔다가 무당파층으로 빠져 있으면서 일부가 다시 한국당 쪽으로 지지가 이동한 모습으로 보인다"며 "한국당이 잘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원인에 대해 "워낙 여권 (분위기가) 좋지 않다 보니 반사이익이 한국당에게 가고 있는 것이 첫 번째"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실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보통 여당 지지자가 여당에 대한 지지를 잃으면 중도나 무당파로 빠지게 되고 또, 중도나 무당파에 있던 사람들이 야당으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애초 '무응답'이나 '지지 없음'에 있던 사람들이 야당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이 같은 견해를 내놓는 것은 최근 한국당 내 상황이 여전히 안정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계파 청산'을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계파 간 신경전이 거세다. '인적쇄신'을 강행하겠다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서도 잡음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당의 지지율이 다음 조사에서도 비슷한 수치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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