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밝혀둡니다. 이 글은 낙서 내지 끄적임에 가깝습니다. '일기는 집에 가서 쓰라'고 반문한다면 할 말 없습니다. 그런데 왜 쓰냐고요? '청.와.대(靑瓦臺)'. 세 글자에 답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생활하는 저곳, 어떤 곳일까'란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보지 않았을까요? '靑.春일기'는 청와대와 '가깝고도 먼' 춘추관에서(春秋館)에서 바라본 청춘기자의 '평범한 시선'입니다. <편집자 주>
초미세먼지 기승…국민 건강 위협에 '골치'
[더팩트ㅣ청와대=신진환 기자] 최근 전국이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근래에 기침을 자주 하거나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자주 보인다. 늦가을, 청명한 날씨가 시민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해줄 법도 하지만, 지난 5일부터 차차 '불청객'이 찾아오더니 그 이튿날엔 급기야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문자메시지가 올 정도였다.
지난 7일에도 최악의 미세먼지가 전국 곳곳의 하늘을 가득 채웠다. 이날 청와대에서 바라본 한낮의 하늘은 먹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미세먼지로 인해 잿빛이었다. '같은 서울 하늘에서 같은 공기를 마시는 문재인 대통령도 하늘을 한번쯤 바라보지 않을까? 만약 온통 뿌연 하늘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궁금하여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춘추관에도 관련 얘기가 자주 들린다. "진짜로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 거 아냐?" "미세먼지 수준이 심각하다" 등등. 미세먼지가 심했던 주초의 밤엔 별빛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대기 상태는 고개를 절로 가로 젓게 만들 지경이었다.
8일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면서 미세먼지가 씻겨 내린 것도 잠시. 주말 내내 미세먼지 농도는 높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서울은 가시거리가 3km로 맑은 날의 5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찬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았던 탓일까. 아니면 기분 탓일까. 마른기침을 하는 횟수가 부쩍 는 것 같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마스크를 쓴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여성을 보면서 문득 든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현재도 미세먼지 수준이 심각한 지경인데, 10년 뒤, 50년 뒤, 100년 뒤엔 어떨지. 지금의 아이가 노년이 된 시기에는, 그 이후 후손들은 잿빛 하늘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은 오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대기 오염 등 환경 오염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한데, 과연 우리는 지금처럼 사는 것은 괜찮은가 하는 자책도 들었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과 어린이, 노약자들의 건강이 걱정된다.
국민들은 청와대를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3일 기준 미세먼지와 관련한 글들이 5000여 건 올라와 있다. "미세먼지를 안 잡는 거냐, 못 잡는 거냐" "창문을 열고 마음껏 숨 쉬고 싶다" 등등. 눈길을 끄는 것은 '중국'을 미세먼지의 '원흉'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정식적인 항의와 대책을 실행해달라고 요구하는 글이 꽤 많다.
특히 국내 요인 외에도 중국발 스모그가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꼽히는데, 왜 중국 정부에 항의하지 않느냐는 외침이 자주 목격된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 대기의 오염 원인이 국내 요인이다, 중국 탓이다, 논란이 확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양제츠 중국 정치국 위원과 면담에서 "한국의 미세먼지가 국내적 요인도 있지만 중국 요인도 있는 만큼 한중 사이에 긴밀한 협력을 원하는 목소리가 국민들 사이에서 높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내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과 국민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고 여겨지는 대목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8일 관계 부처에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주문했다.
그렇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이라는 국가와 밀접하다. 한·중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뜻을 모으고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소한 한중 환경협력센터를 연 것도 이와 관련 있다. 하지만 운영 세부 방안을 세우고 원인 진단과 연구 등의 과정을 거치면 당장 국민이 체감할 수준의 미세먼지 절감은 어려워 보인다. 국민은 대책이 마련되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환경·기상 전문가들은 대기 오염 원인이 기상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국내 요인이 높을 때도 있고 국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국내외 요인을 이해한다 해도 오염원을 찾아 줄이는 방안은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일부 시민은 '왜 국민에게만 참을 것을 강요하느냐'고 토로하기도 한다. 경유차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폐지하고 차량 2부제 등 공공부문에 적용했던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민간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정부의 방침에 대한 불만이다.
분명한 것은 그사이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세먼지 대책은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해 국민 건강을 챙길 의무가 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만 대책을 내놓고 단속을 강화하는 임시방편이 아니라 지속성 있는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한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근 문 대통령은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그러면서 "환경문제는 전 지구적 사안"이라며 "미세먼지 문제, 4대강 수질 문제, 가습기 살균제와 라돈 등을 포함한 생활 속 유해물질 문제 등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강조했다.
야권의 반대에도 조 장관을 임명한 데는 '환경전문가' '환경문제를 가장 잘 대처해나갈 적임자'로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앞으로는 문제 제기와 비판을 넘어서서 책임지고 해결하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와 변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이라고 주문했고, 조 장관은 "국민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맑은 공기와 하늘을 볼 수 있을 때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던 야권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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