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장, 김 지회장 절절 호소에 웃음 참는 모습도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아침마다 눈뜨면 머리에 플래시 켜고 일한다. 자식 봉급도 못 주고…흑흑~."
김용임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대외협력부장 겸 전북지회장이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헤드랜턴을 착용한 뒤 이처럼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지회장은 최근 사립유치원을 향한 국민적 분노에 억울함을 눈물로 호소했지만, 이 모습에 장내에서는 웃음을 참는 모습도 보였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질의시간을 통해 "한유총 입장 설명할 수 있는 기회 드리겠다"고 김 회장을 불러냈다.
이에 김 회장은 증인석에 서서 "현장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교육하고 있는 교사들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부부싸움할 때도 아이들이 들을까 봐 숨어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 30명 데리고도 인건비를 못 받는 원장도 있다"며 "또, 교사 봉급 주기 위해서 아파트, 자동차 팔기도 한다"고 다른 사립유치원 사례들을 소개했다. 김 회장은 "저희 지방에 있는 곳은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문 닫지 말라고 해도 문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 지회장은 "이런 유치원들 정부 지원해주겠지라고 기대하면서 유치원을 하고 있었다"며 "'비리'라기보다는 언어를 바꿔달라. 감사 결과를 저희가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지 정말 비리는 아니다. 저희들이 간첩보다도 더 비싼 몸값인 것을 이제 알았다"고 흐느끼면서 말했다.
김 지회장은 "간첩신고는 포상금이 5000만 원인데 우리(유치원 비리)는 1억이 된다"라며 "봉급 다 바치고 살았는데. 제 몸값이 1억이 돼 있는 게 한국 유아교육의 현실입니까. 돈보다도 아이들 교육에 신경 써 주십시오 의원님. 잘못했습니다. 잘못한 것도 있습니다"라고 횡설수설했다.
그가 간첩신고 포상금 등을 예로 든 것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5일부터 정부보조금 불법수급, 안전의무·식품위생 위반, 아동학대 등 어린이집·유치원의 부패·공익침해행위에 대한 집중신고를 받는 제도에 대한 부당함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권익위는 영유아 보육·교육 시설 관련 부패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다음 해 1월 14일까지 3개월간 어린이집·유치원 등 영유아 보육·교육 시설의 부패·공익침해행위에 대해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다. 국민권익위는 신고접수 단계부터 철저한 신분보장과 신변보호 등을 통해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신고에 따라 부당이익이 환수되는 등 공익에 기여하는 경우 최대 30억 원의 보상금 또는 최대 2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김 지회장의 구구절절(?)한 호소를 듣다 못한 이찬열 교육위 위원장은 "간단하게 답변해달라"며 "이 자리는 우는 자리 아니다"고 꾸짖자, 그는 "의원님 저희 도와주세요"라며 "아이들 6명을 데리고 엄마와 딸이 운영하는 유치원도 있다. 이런 원장들이 많이 있다. 저는 제 자식을 봉급도 못 주고"라고 최근 논란이 된 원장 가족 취업 등과 관련한 논란을 스스로 고백했다.
홍 의원은 "잘못됐다는 건 알고 계시느냐"며 "일부가 아니라 대부분 많아. 대부분 경우 사립유치원 불법 저지를 수밖에 없는 것 상황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 지회장이 "저 같은 원장도 많다"고 답했지만, 홍 의원은 "법이 잘못됐기 때문에 비리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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