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자기 정치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서 내려오라"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지난달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꽃보다 할배'라고 비유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손 대표가 임 실장에게 '또 하나의 차지철'이라고 직격했다.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임 실장이 국정원장,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을 대동한 채 비무장지대(DMZ)를 사찰한 것에 대해 "자기 정치를 하려거든 비서실장 자리에서 내려오라"며 "국민은 또 하나의 차지철, 또 하나의 최순실을 보고 싶지 않다"고 비판했다.
지난 26일 청와대는 문 대통령 유럽순방 기간이었던 지난 17일 남북 공동 유해 발굴 현장을 찾았던 임 실장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는 선글라스를 끼고 군복을 입고 있는 임 실장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때문에 손 대표는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군 출신인 그는 유신정권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다 1979년 10·26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중앙정보부장이었던 김재규의 총격에 의해 숨졌다.
손 대표는 촛불집회 2주년에 대해 언급하며 "혁명의 발단인 제왕적 대통령제와 패권주의는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청와대는 전 정권과 같이 국회와 내각 위에 군림하면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공식 홈페이지 대문에는 임 실장의 화살머리고지 방문이 영상으로 반영되는 등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것이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 측근들의 모습이고 패권정치의 폐단"이라고 강조했다.
임 비서실장은 지난달 11일 손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방북 초청이 거절당하자 거듭 요청하면서 '꽃할배'라고 비유한 바 있어 이들의 상호 비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회에서 중진들의 조정과 타협의 능력에 놀랐다"라며 "언론들은 '올드보이 귀환'이라고 폄하했지만, 후배들에게 또 국민들에게 새로운 정치 문화를 보여줄지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우연인지 몰라도 주요 정당의 대표분들이 우리 정치의 원로급 중진들"이라며 "이분들의 복귀 목표가 '권토중래'가 아니라 '희망의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었으면 한다. 이미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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