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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주간政談] '사립유치원 비리 폭로' 박용진 의원 보좌관의 특별한(?) 사연

  • 정치 | 2018-10-27 00:05

사립유치원 비리를 폭로한 박용진(가운데)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 과거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의원실의 보좌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김태년 민주당 정채위의장과 박 의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부터)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새롬 기자
사립유치원 비리를 폭로한 박용진(가운데) 민주당 의원의 보좌진이 과거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의원실의 보좌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김태년 민주당 정채위의장과 박 의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부터)이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대화를 나누는 모습. /이새롬 기자

여의도를 분주하게 했던 국회 국정감사가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역시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였는데요, 많은 학부모와 국민들이 감춰져 있던 사립유치원 비리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번 주 한 정치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천재'라고 극찬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현재는 바른미래당에 속해 있는 이언주 의원 이야기입니다,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이 의원의 180도 달라진 모습에 정치권에서도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부글부글' 안민석 위원장, 도와주는 동료가 없네

[더팩트ㅣ정리=이원석 기자] -'국회의 꽃' 국감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막바지라 그런지 초반보단 잠잠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지난주부터 불거졌던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는 여전히 시끄러운 것 같은데요, 많은 학부모, 국민들이 참담한 심정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이 건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취재해보았는데요, 이 얘기부터 한번 해보겠습니다.

◆'한유총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원실 보좌진이 박용진 의원실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사립유치원 비리 폭로가 연일 뜨겁습니다. 그런데 박 의원실 보좌진 중 사립유치원과 관련한 특별한 사연을 가진 보좌관이 있다고요?

-네, 현재 박 의원실에 있는 한 보좌관은 과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아 유죄를 선고받은 신학용 전 의원실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3년 신학용 당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출판기념회 찬조금 명목으로 한유총으로부터 3360만 원의 입법 로비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 전 의원은 지난해 7월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그렇다면 그 일과 해당 보좌관이 연관이 있다는 것인가요?

지난 2013년 신학용(사진) 당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출판기념회 찬조금 명목으로 한유총으로부터 336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지난 2013년 신학용(사진) 당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출판기념회 찬조금 명목으로 한유총으로부터 336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DB

-아닙니다. 당시 한 보좌관은 한유총으로부터 돈을 받아 신 전 의원에게 전해준 것으로 확인됐는데, 현재 박 의원실에 있는 해당 보좌관은 직접적으로 그 일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 보좌관도 옆에서 그런 사실들을 듣고 봤을 것으로 추정되고, 따라서 이번 일과 같은 유치원 비리 문제에 대해 아마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보좌관은 아무래도 이번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폭로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보좌관은 박 의원에게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해 강력하게 얘기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 전 의원 사건 관련해 다른 인물들도 눈에 띈다면서요? 어떤 내용입니까.

-한유총 전 회장 출신인 A 씨는 신 전 의원에게 3360만 원의 입법 로비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뇌물공여죄로 300만 원의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A 씨가 현재 자유한국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그 지역 한국당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 한유총과 정치권의 유착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는 만큼 주목할 만한 사안으로 보입니다.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과 설전을 벌여 이목을 끌었다. 지난 23일 국감 도중 질의하는 안 위원장. /뉴시스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과 설전을 벌여 이목을 끌었다. 지난 23일 국감 도중 질의하는 안 위원장. /뉴시스

◆'갑분싸'된 문체위 국감, 안민석 위원장의 '참을 인(忍)'

-지난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민석 문화체육 위원회 위원장이 분노하면서 국감장이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다)' 됐다던데 무슨 일입니까?

-네, 이날 국감엔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했고 안 위원장이 직접 질의를 통해 곽 회장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곽 회장은 혈연, 지연 관계가 있는 이들을 채용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안 위원장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상당히 불만 섞인 목소리로 대응했습니다.

-안 위원장이 급기야 "곽 회장이 답변한 것에 대해 법적인 규정의 검토를 하겠다"고 말하자 곽 회장은 "그렇게 하라"고 맞받아쳤습니다. '할테면 해보라'는 말투였죠. 순간 국감장 분위기는 싸해졌습니다. 안 위원장은 매우 굳은 얼굴로 분노를 삭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안 위원장은 "15번 국감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잠시 정회하고 진정 좀 하겠다"며 국감을 잠시 중단시켰습니다.

-사실 곽 회장은 워낙 이전에도 말이 많았던 인물입니다. 그는 박근혜 정부였던 지난 2015년 7월에 취임했는데, 낙하산 인사, 자격 부족, 경력 위조, 다단계 사업 논란 등 다양한 의혹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박근혜 정부와 관련성이 있는 사람이기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많은 관심을 쏟았던 안 위원장으로선 더욱 화가 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국감 때 국회의원들이 화가 나서 고성을 지르고 증인을 윽박지르는 장면도 많은데, 안 위원장은 그런 모습을 보이진 않았네요. 사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공인인 국회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들에 대해선 부정적인 얘기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억지로 분노를 참는 안 위원장의 모습에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또, 의외였던 것은 증인의 태도에 다른 위원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평소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실소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주의를 주거나 단상에 세워 면박을 주었는데요. 이번 안 위원장과 곽 회장의 설전에서는 여야 의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으면서 안 위원장이 외로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천재적"이라고 극찬해 화제다.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홍종학 장관에게 질문하는 이 의원. /이동률 기자

◆"박정희 천재" 이언주 의원 바라보는 당내 시선?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천재적이다', '그런 대통령이 있었던 것은 국민에게 행운이다'라고 극찬해 화제가 됐죠?

-네, 역사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평가가 극명히 갈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 의원의 발언이 더욱 주목받은 것은 이 의원이 한때는 민주당에 속했던 정치인이었기 때문인데요. 민주당에서 원내대변인 등 다양한 직책을 맡기도 하고, 당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논평을 냈던 이 의원이 180도 태도를 바꾼 것에 다들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당내에선 이 의원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 의원의 모습을 보면 민주당 출신이라는 게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최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천재적이다" 등 극찬해 관심이 쏠린다. 이런 이 의원의 발언과 태도에 정치권에선 한국당행을 고려하고 있단 관측이 나온다. /문병희 기자

-네, 그래서 당내 관계자들, 정치권 인사들 몇몇 분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대체적으로 좋은 소리가 나오지는 않더라고요. 특히 과거 이 의원과 함께 일했던 한 인사는 웃으며 "이 의원의 마음이 이해간다. 하지만 난 그렇게 정치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아마 민주당에서 (그런 말을) 참느라 고생 좀 했을 거다. 자기에게 딱 맞는 옷을 찾아가는 여행 중이신 것 같다. 잘 어울린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의원의 박 전 대통령 발언이나 태도를 볼 때 자유한국당으로 가기 위한 포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사실 이미 이 의원의 추후 행보에 대해 한국당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그런 질문들에 딱히 긍정도, 부정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요. 요새 이 의원이 최근 부산 영도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곳은 현재 김무성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데, 김 의원은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즉, 한국당에선 아직 다음 주자가 없는 상황인 것인데, 마침 그곳이 이 의원의 고향이기도 하거든요. 따라서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부산 영도구에서 한국당 후보로 출마를 계획하고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20일간의 국정감사도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거와 달라진 것 없는 국정감사를 보면서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국회의원들의 깊은 성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는데요, 이런 국회의 모습에 국민의 마음은 더 추워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박재우 기자, 임현경 인턴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임영무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임세준 기자, 이동률 기자, 김세정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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