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안희정 1심 '무죄', 이미 예견…범죄 증명할 것"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임현경 인턴기자]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3월 한 방송에서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 씨의 '미투' 폭로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었지만, 재판부가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목이 쏠린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303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안 전 지사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안 전 지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김 씨를 상대로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 등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무죄를 선고받은 안 전 지사는 법원을 빠져나가며 취재진을 향해 "국민 여러분 죄송하다. 많은 실망을 드렸다"면서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긴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 성폭행범이라는 혐의를 벗은 탓인지 그의 표정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피해자 김지은 씨는 즉각 반발하며 입장문을 내놓았다. 그는 이미 안 전 지사의 무죄를 예견했었다는 생각도 밝혔다. 김 씨는 입장문에서 "어쩌면 미리 예고되었던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재판정에서 피해자다움과 정조를 말할 때, 결과는 이미 예견됐을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씨는 1심 선고 공판까지의 과정의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어둡고 추웠던 긴 밤을 지나 여기까지 왔다. 무서웠고 두려웠다. 침묵과 거짓으로 진실을 짓밟으려던 사람들과 피고인의 반성 없는 태도에 지독히도 아프고 괴로웠다"면서 "그럼에도 지금 제가 생존해 있는 건, 미약한 저와 함께해주는 분들이 있어서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숱한 외압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진실 된 목소리를 내주셨고, 함께해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평생 감사함 간직하며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께 보답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부당한 결과에 주저앉지 않을 것이다. 제가 굳건히 살고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라며 "권력자의 권력형 성폭력이 법에 의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끝까지 살아남아 진실을 밝혀 범죄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초석이 되도록 다시 힘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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