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회찬 의원 영결식, 국회서 엄수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임현경 인턴기자]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여."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고(故) 노회찬 의원을 향한 조사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심 의원도 한마디를 마칠 때마다 울음을 삼키며 겨우 조사를 이어나갔다.
27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영결식에서 노 의원을 향한 마지막 작별인사를 보내는 심 의원은 "이제 그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국민들과 함께 소탈하고 아름다운 정치인 노회찬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했다.
심 의원은 "이제 슬픔을 접으려 한다. 당신을 잃은 오늘 우리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저와 정의당이 그 유지를 가슴 깊이 아로새길 것이다"라며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의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낼 것이다.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다.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 아름답고 품격있는 정당으로 발돋움하여 국민의 더 큰 사랑 받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다. 노회찬 없는 진보정당 상상할 수 없다. 가능하지 않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노회찬과 함께할 것이다. 당신이 끝내 지키고자 했던 진보정치의 꿈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우리 당원들이 국민들과 함께 기필코 이뤄낼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동지여 나의 동지여. 마지막으로 생전에 드리지 못한 말을 전한다"며 "노회찬이 있었기에 심상정이 있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다"고 했다.
노 의원 장례의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은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조사를 통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아닐지라도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단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은 이런 노회찬을 보며 저기 국회에도 자기편이 한 명쯤은 있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 한결같은 당신을 보며 많은 정치인들은 정당 정견은 다르더라도 당신을 존중했다. 이처럼 소중한 당신이 무겁고 무거운 양심의 무게에 힘겨워할 때 저는 그 짐을 함께 나누어지지 못했다"며 "당신이 오직 진보 정치의 승리만 염원하며 스스로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선택을 할 때에도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당원들과 국민께 너무나 죄송하다"고 흐느꼈다.
또, "정의당이 약속드린다. 조문 기간 백발성성한 어른께서 저의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 당부하셨다. 저와 정의당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반드시 지키겠다"며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며 노회찬의 간절한 꿈이었던 진보 집권의 꿈은 이제 정의당의 꿈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이시여 부디 영면하시라"며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되었다고 기쁘게 이야기 나누겠다"고 했다.
국회장 영결식의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를 통해 "당신의 삶은 많은 이들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문 의장은 "한국 정치사에 진보정치와 생활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돼주었다"며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에서 본청입구에서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이 보일 듯하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믿고 싶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라는 것에 황망함과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통함을 드러냈다.
문 의장은 이어 "차마 이 길을 선택한 노 의원의 고뇌와 번민, 회한과 고통을 생각하면 주체할 수 없는 눈물만 흐를 뿐이다"라며 "당신은 여기서 멈췄지만 추구하던 가치와 정신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영원한 평안을 누리시라. 당신이 한국정치사에 남긴 발자취와 정신은 우리 국회와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서 길이 빛날 것이다. 부디 영면하시라"고 고인을 애도했다.
영결식 이후 고인은 서초구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오후 4시께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 안치된다.
앞서 노 의원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댓글 여론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 씨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노 의원은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lws209@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