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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주간政談] '친절한' 김병준 비대위원장, 자택 앞 취재진에 '문자'

  • 정치 | 2018-07-21 00:00

자유한국당은 지난 17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을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비대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접대 골프' 논란이 불거지는 등 시작부터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18일 김 비대위원장의 취임 기자간담회 당시. /문병희 기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17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을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김 신임 비대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접대 골프' 논란이 불거지는 등 시작부터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18일 김 비대위원장의 취임 기자간담회 당시. /문병희 기자

'가마솥 더위'로 전국이 뜨겁게 달아오른 한 주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대표 경선 후보자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며 뜨거운 당권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친문 후보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교통정리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자유한국당도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김 신임 비대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접대 골프 논란으로 도마에 올라 이후 결과에 이목이 쏠립니다. 또, 당 대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가마솥 더위도 식히고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 '협치 수박'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더팩트> 정치플러스팀과 사진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의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코너를 진행합니다. [TF주간 정담(政談)]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추미애 대표의 '협치 수박' 선물과 미지근한 반응

[더팩트ㅣ정리=이철영 기자]-자유한국당이 선거 패배에 따른 당 수습과 혁신을 위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습니다. 김 신임 비대위원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인사라는 점에서 의외라는 반응도 있지만, 이미 오래전 내정설이 나왔던 인물로 신선하지 않다는 반응으로 갈리는 것 같습니다.

-김 신임 비대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접대 골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습인데요, 김 신임 비대위원장에 대해 얘기해보죠.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골프 접대' 논란과 관련해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골프 접대' 논란과 관련해 "접대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말하자면 프로암 대회에 초청을 받은 것이다. 솔직히 그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상식선에서 골프 한번 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병희 기자

◆한국당 비대위원장, 돌고 돌아 김병준 교수

-위기의 한국당이 드디어 선장을 찾았죠?

-네, 한국당은 지난 17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신임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습니다. 그 전날 오후에 김성태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고 그 다음날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인을 받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제 한국당 대수술이란 큰 과제를 짊어지게 됐습니다.

-아무래도 한국당이 지금 계파 갈등도 심한데 김 위원장 선임에 별 반발은 없었습니까?

-예, 김 위원장과 함께 최종 후보군으로 김성원 의원, 박찬종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 전희경 의원이 남았지만, 아무래도 그중에선 김 위원장이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위원장이 최종 후보로 결정된 직후 한 한 중진 의원과 통화를 해봤더니 "김 위원장이 사람은 참 괜찮다. 후보들 중에서는 그래도 제일 낫고, 계파 상관없이 신뢰를 받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은 만나보셨습니까?

-네, 지난 18일 국회에서 김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려 인사를 나눴습니다. 사실 그 전날(17일)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어 자택에도 찾아갔었습니다. 그날 하루 종일 김 위원장이 가장 유력하다는 말은 나왔지만, 확실한 건 아니었습니다. 근데 자택에 가고 있던 길에 김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확정해 발표했더라고요. 취재진이 자택 앞에 속속 도착했습니다만, 김 위원장을 만나긴 어려웠습니다. 전화도 되지 않았고요. 그 앞에 있던 기자들은 모두 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김 위원장님 제발 나와서 한마디만 해주세요.'

-결국, 김 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창문 밖으로 한 번은 고개를 내밀지 않을까 싶어 계속 주시했지만,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김 교수는 늦은 밤 기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전화를 받지 못해 죄송하다. 대구에서 참석한 토론회가 길어졌다. 오늘은 조금 휴식을 취하면서 생각할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원래 '참여정부의 브레인'이라고 불렸던 사람입니다.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총리로 임명돼 논란이 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여러 상황이 있다 보니 이번에 한국당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로 확정되면서도 매우 복잡한 심경이었을 것 같습니다. 메시지에서도 그러한 기분이 묻어나는 듯했습니다.

한국당은 지난 17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취재진은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 자택을 찾았지만 그를 볼 수 없었다. 사진은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 자택 앞. /평창동=이원석 기자
한국당은 지난 17일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취재진은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 자택을 찾았지만 그를 볼 수 없었다. 사진은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 자택 앞. /평창동=이원석 기자

-취임 첫날부터 '골프 접대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됐는데요,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혔죠?

-네, 김 위원장이 취임한 첫날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2017' 대회 전 함승희 당시 강원랜드 회장의 초청을 받아 '프로암(Pro Am·프로+아마추어) 경기'에 참가했는데 골프 라운드 비용과 기념품, 식음료 비용을 포함해 118만 원어치의 '접대'를 받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내부 제보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고, 현재 강원지방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 위원장은 뭐라고 했나요?

-네, 김 위원장은 '접대라고 하기는 곤란하다. 말하자면 프로암 대회에 초청을 받은 것이다. 솔직히 그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상식선에서 골프 한번 친 것인데 그 비용이 김영란법을 위반한 금액인지는 알 수가 없다. 어제 보도에도 나왔지만, 당시 대회 주최한 대표도 그 범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 비용이 들었다고 했다. 기다려달라. 어느 쪽이 옳은지 결론이 나지 않겠나라고 했습니다.

- 그러나 당시 김 위원장이 국민대 교수 신분이었고, 김영란법은 직무연관성이 없더라도 100만 원 이상 받지 못하게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당시 대회에서 사용했던 비용에 대해선 서로 말이 달라 그 부분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최 측에선 '60만 원 정도'라는데 권익위에 제보된 내용으론 118만 원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 문제 때문에 많이 시끄러운 상황인데, 입장을 밝히는 김 위원장의 목소리나 표정은 좀 어땠나요?

-제가 느끼기엔 아주 침착했습니다. 사실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 내내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습니다. 교수 출신이라서 그런지 기자들과 첫 대면하는 자리였는데도 상당히 여유로웠고, 해당 논란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별다른 표정의 변화나 목소리의 변화도 없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이해찬·김진표·송영길·김두관·이인영·이종걸·최재성·박범계 의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더팩트DB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경선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이해찬·김진표·송영길·김두관·이인영·이종걸·최재성·박범계 의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더팩트DB

◆민주당 당 대표 출마 러시…'내가 친문이오~'

-민주당 전당대회 대진표이 확정됐죠?

-친노·친문계 좌장 이해찬(7선) 의원이 20일 결국 당 대표 경선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출마설만 무성했는데 결국 당권 경쟁에 뛰어든 것입니다. 이로써 26일 치러질 예비경선에는 이 의원과 이종걸(5선)·김진표·송영길·최재성(이상 4선)·이인영(3선)·박범계(재선)·김두관(초선) 의원 8명이 '컷오프 3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습니다.

-이 의원은 왜 오래 고민했을까요?

-이 의원은 친노·친문 좌장격이라서 판세를 뒤흔들 핵심 인물로 꼽혀 왔습니다. 그래서 이 의원의 출마 여부에 당 안팎에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이 의원이 장고했던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선 당내 맏형으로서 후배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쉽게 말해 이기면 본전, 지면 상처라는 것이죠. 게다가 민주당은 '혁신'을 주창하고 있는데 '올드맨'이 당 대표에 나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 의원이 직접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이유가 뭘까요?

-이 의원의 의중을 이 의원 측근들도 잘 몰랐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의원이 혼자서 고민했다는 것인데요. 그래서인지 그간 출마한다와 안 한다의 의견이 분분했었습니다. 언론 보도 역시 출마 여부를 두고 갈렸고요. 이 의원은 주변에서 당권에 도전하라는 권유가 많아 결심을 굳혔다고 합니다. 특히 당내 충청권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 의원이 나서야 한다는 충청권 의원들과 지역민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취재원으로부터 들었는데요. 이번 당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을 갖기 때문에 '충청의 맏형'이 등판했다는 얘기가 전혀 설득력이 없는 말은 아닙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 교통정리가 안 된 듯한 모양샙니다.

-네 그렇습니다. 친문 인사로 꼽히는 김진표·최재성 의원이 공식 출마를 선언했죠. 전해철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요. 애초 이들은 단일화 논의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불필요한 경쟁과 당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한 명을 추대하지 않겠냐는 견해가 상당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사실상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택하면서 교통정리가 불발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한 취재원은 그더라고요. 질보다 양으로 밀어붙이는 것일 수도 있고, 이번엔 누가 나와도 친문 진영이 당권을 가져간다는 자신감일 수 있다고요. 여러분들의 입맛과 시각에 맞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웃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에 야당 의원들에게 '협치 수박'을 선물했다. /임영무 기자, 정진석 의원 SNS갈무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에 야당 의원들에게 '협치 수박'을 선물했다. /임영무 기자, 정진석 의원 SNS갈무리

◆추미애 대표의 '협치 수박'이 대체 뭐죠?

-'협치 수박'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네, 지난 18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협치 수박'을 나눴습니다. '협치 수박'이라는 이름만 보자면 야당을 향해 "우리 협치하자"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 대표는 수박 300통을 여야 의원실과 기자들에게 제공했는데요.

-기자들도 당에서 수박을 준다고 하니 상당히 기대가 컸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웠고, 수박을 먹으면 피로가 싹 씻길 것 같았습니다. 더위도 이기고 국회가 그 말대로 협치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막상 수박을 만졌는데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냉기가 감도는 진한 수박의 맛을 기대했으나 빗나갔습니다. 기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미지근한 수박을 주다니... 협치를 하자는 거냐 말자는 거냐'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웃음)

-실제 야당 의원들도 그 수박을 받은 건가요?

-네, 야당 의원들에게도 수박이 전달됐고요.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추 대표의 협치 수박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 의원은 추 대표가 협치 수박을 보냈다고 알리면서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근데 정 의원은 감사 인사와 함께 "그러게 있을 때 좀 더 잘하시지"라는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추가로 정 의원은 "답례로 공주 부여산 햇밤(꿀밤 말고 알밤)이 나오면 씨알 굵은 놈으로 보내드리리다"라고 말했는데요, 한 지지자는 그 밑에 댓글로 "꿀밤"이라고 적었고, 정 의원이 "실은 그걸 한 대 주고 싶은데"라고 추가로 답했습니다.

-항상 치고받고 싸우기만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정치권인데요, '협치 수박'만 주고받지 말고 진짜 협치하는 모습을 앞으로 좀 보여주셨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오경희 기자, 신진환 기자, 이원석 기자, 임현경 인턴기자(이상 정치플러스팀) 임영무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남용희 기자, 이동률 기자 (이상 사진기획부)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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