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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부엉이 모임' 의원들 "체계도 없는데 계파 모임? 황당"

  • 정치 | 2018-07-05 00:03
더불어민주당 친문 의원들의 '부엉이 모임'이 최근 알려지면서 계파정치라는 비판이 일며 논란이다. 그러나 부엉이 모임 의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친문 의원들의 '부엉이 모임'이 최근 알려지면서 계파정치라는 비판이 일며 논란이다. 그러나 부엉이 모임 의원들은 "계파 모임이 아닌 친목 단체로 지난 19대 국회 당시부터 있었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9일 문 대통령이 광화문에서 당선 인사를 하던 당시. / 이덕인 기자

민주당 내부도 폐쇄 촉구…황희 의원 "모임 계속할 이유 없어" 해체 선언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부엉이 모임' 논란으로 정치권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친문(親문재인) 핵심 의원들의 비공개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특정 계파주의가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엉이 모임'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맡았던 전해철 의원을 비롯해 권칠승·김종민·박광온·박범계·전재수 의원 등 3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부엉이 모임은 '부엉이처럼 밤을 새워 달을 지키는 모임'이라는 뜻으로 여기서 달(Moon)은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킨다. 즉, 부엉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문 대통령을 지키자는 의미에서 명칭이 정해졌다고 한다.

민주당 안팎에서 계파 논란이 점점 확대하고 있다. 특정 계파가 모여 '줄 세우기'하려한다는 의심이 커지며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시기적으로도 민주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 시동을 거는 시점이어서 '계파 정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전당대회 성패는 물론 고공행진을 이어온 민주당을 향한 민심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부엉이 모임' 소속 의원들은 친목 모임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 의원은 4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친목'과 '답답하다'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논란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미 색안경을 끼고 보도가 시작됐고, 이게 규정력을 갖게 됐다"며 "어떤 발언을 하든 사람들이 (계파주의) 색깔로 볼까 우려스럽다"며 익명 배경을 설명했다.

'부엉이 모임'의 명칭은 밤에 활동하는 부엉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의미에서 정해졌다고 한다. /이새롬 기자
'부엉이 모임'의 명칭은 밤에 활동하는 부엉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자는 의미에서 정해졌다고 한다. /이새롬 기자

A 의원은 "부엉이 모임은 단순히 한 달에 한 번 동료 의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일 뿐"이라며 "이 모임 소속 의원이 아니어도 같이 식사하기도 했다. 식사하는 자리에 나오는 사람이 적으면 4~5명, 많으면 10~12명이다. 서약서를 쓰라는 것도 없고, 모임에 한 번도 안 나온 분들도 있다. 친목 모임이다 보니 실제로 식사하는 자리에 나오는 사람들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친문 패권주의'와 관련한 보도에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이 모임은 19대 국회 때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치 전당대회를 앞두고 만들어진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고, 이게 계파 모임이라고 규정되고 있다. 항간의 보도에 중대한 사실 오류가 있는 것이다. 전대를 앞두고 만든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 의원은 "만약 부엉이 모임이 계파 모임이었다면 무언가 보존성과 지속성,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였을 것이다. 그런데 (19대 국회서부터 현재까지) 지방선거와 대선, 당 원내대표 선거 2번, 국회의장 경선 2번 할 동안 외부의 눈에 띄었지 않았겠냐. 쭉 있었던 모임인데 존재 자체를 사람들이 느끼지 못했다. 왜냐하면 계파로서 움직임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실제로 계파 모임이었으면 저희가 국민께 당연히 사과했을 것"이라며 친목 모임임을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우리가 철두철미하게 비밀을 지켜서가 아니라 한 게 없어서 최근 알려진 것"이라며 "지금 국회 임기가 절반이 지난 이 상황에서 갑자기 부엉이 모임이 계파 모임으로 돼버리니까 황당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엉이 모임'에 대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엉이 모임'에 대해 "친목 모임"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전 의원이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도종환 장관에게 질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재수 의원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전 의원은 통화에서 "10년된 이 모임에 들어왔다가 나간 사람이 있고 또 들어오는 연속이다. 회장이나 부회장, 총무 등 기본적 조직의 형태를 갖추지 않은, 체계가 없는 모임으로 식사하고 어울리는 친목 목적이 전부"라면서 "여러 비판이 있는 것은 저희가 달게 받겠다. 다만, 그 비판에 대해 저희가 추후 논의해서 오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 C 의원은 "원래 모임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대선 경선 때 문재인 당시 후보를 도왔던 의원들의 친목 단체 성격"이라며 "그 의원들끼리 식사하면서 친목을 도모하자고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의원과 모임의 생성 시기는 다르지만, 친목 모임이라 태도는 같다.

박범계(재선) 의원 역시 "패권이나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사적인 이해가 없는 모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이 모임이 전당대회와 관련되는 것처럼 국민의 눈에 보이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면 적어도 전당대회 전까지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수긍하고 국민의 오해를 살 이유가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엉이 모임'의 해체를 촉구했다. /표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엉이 모임'의 해체를 촉구했다. /표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문제는 자당 내부에서 조차도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좋은 취지들이겠으나, 필연적으로 인사나 청탁 등과 연계 우려 있으며 불필요한 조직 내 갈등의 빌미가 된다"며 모임 해체를 촉구했다.

친문 세력이 당 대표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면서 당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 심각하게는 당내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엉이 모임'으로 인해 민주당이 야권의 거센 공세를 받고 있다는 점도 당내 고민거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롯해 평화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진보 진영에서도 민주당을 비난하고 있다. 당내는 물론 야당의 공격까지 이어지자 황희 민주당 의원은 '부엉이 모임'의 사실상 해체를 알렸다.

황희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엉이 모임 관련해서 많은 억측과 오해들이 언론에 거론돼 한 말씀 드린다"며 "결론적으로 뭔가 목적이 있는 모임이 아닌 관계로, 이렇게 오해를 무릅쓰고 모임을 계속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부엉이 모임 해산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저 밥 먹는 모임이기에, 모임을 그만 두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며 "더 이상 밥 먹는 모임조차 하지 않도록 하겠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당에 기여하는 연구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부분마저도 전당대회 이후로 그 검토를 미루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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