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정치 도전기는 여기서 막 내릴까?
[더팩트ㅣ이원석 기자] '홍준표 키즈' 배현진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와 강연재 노원병 후보가 나란히 6·13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배현진·강연재 후보는 자유한국당이 이번 선거를 위해 영입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었고, 젊은 후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았으나 결국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두 후보는 모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공들여 영입한 인사들이다. 우선 앵커 출신인 배 후보는 MBC에 있던 시절 '보수 진영의 수혜자'로 분류돼 왔다. 그는 과거 보수 정권 시절 MBC에서 노조 주도 총파업에 불참한 뒤 '탄탄대로'를 걸으며 노조로부터 대표적인 '적폐 세력'으로 불려왔다.
이후 배 후보는 지난해 정권이 바뀌고 MBC에 최승호 사장 체제가 들어서자 앵커직에서 교체됐다. 배 후보는 이를 진보 정권의 탄압으로 주장했고 결국 MBC를 퇴직, 곧바로 정치에 입문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3월 배 후보를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정성을 쏟았다는 얘기다. 배 후보의 스토리는 현 정권의 언론 탄압이라는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알맞고, 젊고, 지적인 인물이란 점에서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배 후보에 대한 한국당의 지원도 전폭적이었다. 일례로 배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엔 당 지도부를 비롯해 현직 의원,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홍 전 대표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배 후보를 더 높게 띄우는 모습이었다.
배 후보도 나름 열심히 선거운동에 임했다. 지난 12일 오후 송파구 장지역 사거리에서 가진 마지막 선거 유세에선 "기회를 달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강연재 후보는 '홍준표 키즈' 이전에 '안철수 키즈'로 불렸다. 국민의당에서 20대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고, 19대 대선 당시에도 안철수 곁에서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이후 강 후보는 돌연 국민의당 탈당을 선언하며 "(국민의당이) 제3 중도의 길을 가는 정당도 아니고, 전국 정당도 아니고, 안철수의 새 정치도 없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강 후보는 지난 1월 홍 전 대표의 법률특보를 맡으며 안 후보와 완전히 결별했다. 그리고 이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안철수 후보의 전 지역구인 노원병에 출마하며 '홍준표 키즈'로 이미지를 굳혔다.
배 후보와 마찬가지로 홍 전 대표는 강 후보에 대해서도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강 후보 역시 모든 한국당 후보들이 홍 전 대표의 지원을 거부할 때 홀로 공개적으로 지원 유세를 요청하는 등 자신이 '홍준표 키즈'라는 점을 연신 부각했다.
배현진·강연재 등 '홍준표 키즈'는 결국, 이번 선거에서 정치의 쓴 맛을 제대로 봤다. 배 후보는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밀리며 2위를 기록했다. 표차는 2만6832표. 약 25%p에 가까운 큰 격차였다. 강 후보는 이준석 바른미래당 후보에게도 밀리며 3위로 남았다. 당선된 김성환 민주당 후보보다 40%p 이상 뒤처졌다.
배·강 후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연일 화제에 오르며 인지도는 톡톡히 높인 듯하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고 자신들의 '대부'격인 홍 전 대표는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홍준표 키즈'들이 갈 곳을 잃어버린 셈이 됐다.
그러나 두 후보의 정치 도전기가 여기서 끝나게 될지는 미지수다. 배 후보는 개표가 어느 정도 마무리돼 갈 때 선거사무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이번 경험이 저에겐 새로운 기회"라고 했다. 정확한 뜻을 알 수는 없지만, 정계를 떠나리란 의미는 담기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강 후보도 SNS에 글을 올려 "인생지사 새옹지마다. 때가 되면 알게 될 것이고 그때를 기다리며 절치부심, 환골탈태,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을 고대하며 훌훌 털고 일어서겠다"고 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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