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정치
[TF초점] 法, 정준길 제명 효력정지…'홍준표 사당화' 불씨 키울까(영상)

법원은 지난 6일 자유한국당의 정준길 전 대변인(가운데) 제명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판결을 내렸다. /이원석 기자
법원은 지난 6일 자유한국당의 정준길 전 대변인(가운데) 제명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판결을 내렸다. /이원석 기자

정준길 "洪, 부당한 징계에 대해 사과·반성하라"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이 사건 제명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그 효력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므로 채권자(정준길 전 대변인)가 이 사건 제명처분의 효력정지를 구할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서울남부지방법원(김도형 부장판사)은 지난 6일 정준길 전 대변인이 한국당을 상대로 제기한 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한국당의 제명처분에 효력 정지 판결이 나오면서, 정 전 대변인은 박탈됐던 한국당 당원 자격을 되찾게 됐다.

일각에선 법원의 이번 결정이 그동안 비판이 나오던 '홍준표 사당화' 논란의 불씨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6일 정준길 전 대변인 제명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결문.
지난 6일 정준길 전 대변인 제명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판결문.

정 전 대변인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저는 지난 1월 23일 억울하게 제명됐으나, 지난 6일 법원의 결정으로 당원권이 회복됐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홍 대표는 반드시 저에 대한 부당한 징계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해야 한다"며 "제명으로 인해 박탈된 광진을 당협위원장직을 당연히 제게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류여해 전 최고위원·김정기 노원병 당협위원장에 대한 징계 즉각 취소, 자의적 전략공천 취소 후 공천 재심사, 홍 대표 자진사퇴 등을 강력 요구했다.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국민들과 당원들은 홍 대표 스스로 당을 사당화하고 대표 권한을 남용해 당내 민주주의를 압살해 왔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또한 앞으로도 홍 대표와 측근만을 위한 당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홍 대표를 보수우파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1월 16일 한국당 서울시당 행사에서 당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정준길(왼쪽 세 번째) 전 대변인. 당시 당 관계자들은 제명 상태인 류여해 전 최고위원(오른쪽)을 행사장에서 내보내려고 시도했다. /이새롬 기자
사진은 지난 1월 16일 한국당 서울시당 행사에서 당 관계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정준길(왼쪽 세 번째) 전 대변인. 당시 당 관계자들은 제명 상태인 류여해 전 최고위원(오른쪽)을 행사장에서 내보내려고 시도했다. /이새롬 기자

이번 판결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것은 자신에게 반발하는 이들에 대해 매우 강도 높은 징계를 내려온 홍 대표의 결정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는 점이다. 법원은 판결에서 "(정 전 대변인에 대한) 제명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앞서 홍 대표 등 당 최고위는 당무감사 결과에 반발한 류 전 최고위원과 이를 돕던 정 전 대변인을 제명했고 공천 과정에 반발한 김정기 당협위원장에 대해선 당원권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홍준표 사당화'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류 전 최고위원이나 정 전 대변인이 홍 대표를 비판하고 하는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당이 이들에 대해 징계를 결정하는 과정들이 공정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며 "법원이 정치권 결정에 이런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결과가 나왔으니 홍 대표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한국당은 아직 정 전 대변인 제명 효력정지 판결에 대한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한국당은 이날(9일)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 당사에 진입하려는 정 전 대변인을 제지했다. 당 관계자는 "아직 내부절차가 남았으니 돌아가달라"고 했고, 정 전 대변인은 "법원에서 결정한 것인데 왜 못 들어가게 하냐"고 따졌다.

수차례 다른 출입구를 통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정 전 대변인은 결국 당사 1층에서 성명서를 읽었다. 그는 성명서를 읽기 전 "홍 대표, 뭐가 그렇게 두렵고 무섭나"라고 꼬집었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1월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서 징계 처분을 받았음에도 서울시당 행사를 방해하는 등 당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정 전 대변인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정 전 대변인이 1월 16일 마포구에서 열린 한국당 서울시당 행사에 류여해 전 최고위원과 동행하며 행사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제명 상태였던 류 전 최고위원의 행사 참석을 막으려는 당 관계자들과 류 전 최고위원 측에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며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정 전 대변인 측은 "방해한 게 아니라 중재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이를 이유로 당이 제명 결정을 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이번 판결에서 "채무자(정 전 대변인)이 의도적으로 행사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 전 대변인의 손을 들었다.

lws20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