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국회=조아라 기자] 여야는 미국 대통령으로선 24년만에 대한민국 국회 연설을 하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각기각색으로 맞이했다. '박근혜 석방' 피켓시위를 벌인 의원부터 '트럼프 인증샷'을 남기는 의원들까지, 크고 작은 헤프닝이 있었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다는 평가다.
#1. 조원진 '박근혜 석방' 피켓시위…"국회법 가져오라" 고성
연설 약 20분여 앞두고 국회 본회의장에선 한 차례 소란이 일었다. 바로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한미동맹 강화,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에 입장하려다 제지를 받은 것. 본회의장 경호원들의 제지를 무시하고 본회의장에 무작정 입장한 그는 "(피켓금지 조항이 있는) 국회법을 가져오라"며 장내를 떠나가라 소리 질렀다. 그는 약 2분 간 경호원들과의 사투 끝에 퇴장당했다. 다만 연설이 시작되자 조 의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기 자리에 착석해 연설에 귀를 기울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할 때 또 한 번의 피켓시위가 있었다. 바로 진보성향의 민중당 의원들이 기립한 상태로 트럼프 대통령에 'No war! We want peace!'(전쟁 반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라는 피켓을 들어 보인 것. 이들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멜라니아 여사를 소개할 때도 박수와 시선을 주지 않았다.
#2. '골프광' 트럼프, "내 골프장서 박성현 우승"…'생뚱' 발언에 '큰 웃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선 총 22회의 박수 세례가 쏟아졌다. 24년 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받은 박수(7회)보다 15회 많은 횟수다. 웃음도 수차례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시작 예정시간인 오전 11시보다 20분 가량 늦게 연설을 시작했다.11시10분쯤 자리를 채운 의원들이 동료 의원들과 잡담을 하는 등 소란스러워지자 정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연설문을 좀 손보시는 것 같다"며 "좀 기다려 주셔야겠다"고 말하자 의원들은 작게 웃으며 양해의 뜻을 비쳤다.
연설 중 가장 큰 웃음이 터진 곳은 한국 골프 선수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이였다. 아베 일본 총리와도 골프로 친분을 쌓은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애호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 골프 선수들은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운을 띄우며 "미국 US여자오픈 골프대회가 미국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렸고 여기서 훌륭한 한국여성골퍼인 박성현이 승리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골프얘기에서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언급하자 큰 웃음소리와 함께 박수를 쳤다.
#3. 설렌 與野…상복 벗은 한국당-'트럼프 인증샷' 찍은 의원도
24년만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의 대통령을 맞은 국회는 설렘과 들뜸을 감추지 못했다. 여야 의원들은 각기 휴대폰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인증샷'을 찍었다. 전날 청와대 만찬에서 먼저 상견례를 나눈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자신의 휴대폰을 열고 수줍게 인증샷을 찍는 모습이었다.
아울러 약 20분 늦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쁘게 회의장 안으로 들어올 때는 쉽게 내밀지 못했던 손을 연설 후엔 너도나도 기다려 악수를 청하고 눈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이 통과하는 통로와 비교적 멀리 있는 의원들 조차 손을 길게 내밀며 악수를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편 문재인정부의 방송장악에 항의하는 의미로 검은색 양복을 입어왔던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이날은 검은색 양복을 벗고 트럼프 대통령을 맞았다. 또 각 당 의원들은 당을 상징하는 색깔의 옷을 입는 등 눈길을 끌기도 했다. 민주당 백혜련·유승희 의원은 파란색, 한국당 신보라·박순자는 빨간색, 국민의당 조배숙·신용현 의원은 초록색,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노란색 재킷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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