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국정감사 증인 예비 명단에 올랐던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종 증인 명단에서 빠졌다. 이 전 부회장은 당초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 문제에 대한 증인으로 신청했고 여야가 협의해 거의 합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최종 합의과정에서 증인 명단에 이 전 부회장이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가 뭘까.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정무위 국감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08년 4월 조준웅 삼성 특검은 486명의 명의로 1199개의 차명계좌에 약 4조 5373억 원 상당의 이 회장 차명재산이 예치돼 있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이 회장 측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모든 차명계좌를 이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고 누락된 세금을 납부한 후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의원은 금융감독원의 자료를 통해 이 회장이 차명계좌에 대해 실명 전환은커녕 누락된 세금도 납부하지 않고 4조 40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대부분 찾아간 것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학수 전 부회장 증인 채택과 관련해 언급했다. 그는 "이전에 여야 간사가 증인 채택을 하면서 당시 '차명계좌를 이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고 누락된 세금을 내고 사회공언을 하겠다'고 했던 이 전 부회장에 대해 협의해 거의 합의가 됐었는데 이진복 정무위원장이 '일단 국감을 해보고 꼭 필요하면 종합국감 때 부르자'고 원칙을 정해줘서 제가 따랐다"며 "그러니 이제 여야 간사가 협의해서 종합국감 때 이 전 부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게 해 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말에 의하면 여야 간사가 합의를 했음에도 이 위원장이 이 전 부회장 증인 채택을 보류한 것이었다.
박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도 같은 맥락의 말을 전했다. 박 의원은 "이 위원장이 일단은 부르지 말고 꼭 불러야 될 것 같으면 종합국감에서 부르자고 했다"라며 "종합국감 때 불러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더팩트>에 "여야 간사들과 협의할 때 이 전 부회장 본인이 나오지 못한다고 해서 부르지 못한 것"이라며 이 전 부회장이 불출석 의사를 내비쳤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그는 또 "의원들은 무조건 증인을 부르고 싶지만 그 증인이 올 수 없는 환경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실익이 없다는 것"이라며 "무조건 오너를 불러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그렇기에 먼저 부를 사람들을 부르고 그 이후에 필요하면 그 위에 사람들을 부르자고 간사들끼리 모여서 얘기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공정위원회 국감을 진행하게 되면 종합국감에서 추가 증인으로 올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럼 간사들이 모여서 저랑 다시 논의할 것이고 최종결정해서 회의에 부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매번 국감 증인 채택 때마다 각 상임위가 "민감하거나 거물급인 증인에 대한 채택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민감한 증인들이 최종 합의에서 채택되지 않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면서 "위원장에 따라, 또 각 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대기업 총수나 거물급 인사들에 대해선 증인 채택이 거부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ws2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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