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뉴욕=오경희 기자] '다자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다변화'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각) 영국과 체코·세네갈 등 각국 정상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북핵 협력은 물론 외교 지평을 넓히는 데 공을 들였다.
방미 이틀째인 이날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30분께 밀로쉬 제만 체코 대통령과 유엔 회의장 내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한·체코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 실질협력 증진 및 북핵 문제 공조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동계스포츠 강국인 체코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적극 지원을 당부하고 많은 체코 국민이 동계올림픽 계기로 방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제만 대통령은 스포츠를 매개로 양국간 우정이 돈독해지고, 이해가 심화되기를 희망했다. 또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고 이를 위한 긴밀한 협력을 다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체코가 성공적 체제전환국(공산권→자본주의 국가)이자 EU 회원국으로 우리 정부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지지한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핵문제가 평화적방식으로 근원적·포괄적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함을 강조하고 체코의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양 정상은 2015년 구축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지속 발전하고 있는 점을 평가하고 바이오·인공지능·ICT 등 신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의 주최(호스트) 격인 체코는 문 대통령에게 와인을 권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체코에 이어 문 대통령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유럽 맹주국인 영국은 북핵 문제를 푸는 데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영국은 최근 안보리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결의 2375호를 채택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영국이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핵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고 대북제재 결의를 이끌어주신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국가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회담에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방안, 양국관계 강화 방안, 아프리카 지역 정세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의견을 주고 받았다. '외교 다변화' 측면에서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첫 정상회담이란 데 의미가 있다.
양 정상은 한국과 세네갈이 모범적으로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는 공통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문 대통령은 "G20(주요 20개국 회의) 기간 각국 정상과 만났지만, 공식적으로 아프리카 정상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인사를 건넸으며 양 정상은 북핵 협력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정상 회담 외에도 문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본부에서 주최한 각국 수석대표 공식 오찬에 참석했으며, '기후 변화에 대한 주요국 정상급 대화'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변화' 관련 기조연설에서 "각국 정부들도 지속가능한 환경이 바로 자국과 자국민의 이익이라는 철학을 가지기를 희망한다"며 "특히 탄소를 많이 배출해온 선진국들이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적극적인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20일 오찬을 겸해 뉴욕 금융경제인과 대화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21일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유엔 데뷔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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