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윤소희 기자] '대선 재수생' 문재인이 9일 대한민국의 제19대 대통령이 됐다.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9년, 그에게는 아내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야당의 불모지에서 묵묵하게 일하며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 숨은 공신들이 있었다.
문 당선자가 대통령이 되며 자연스럽게 '퍼스트 레이디'가 된 김 여사가 그 첫 번째다. 김 여사는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김 여사는 '따뜻한 정숙 씨'라는 유세 운동으로 전국을 누비며 지난 대선 이상의 내조를 펼쳤다. 본격적인 대선에 앞선 민주당 경선 때는 일주일에 한 번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에 머무르며 지지층을 다질 정도였다.
경희대학교 2년 선후배 사이였던 문 당선자와 김 여사의 연애담도 유권자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지난 2월 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문 당선자는 "최루탄을 맞고 기절한 나를 아내가 간호해주며 인연이 시작됐다"고 밝히는가 하면 '문재인 59문 59답'에서 "친구들과 있는데 아내가 와서 '재인이 너 나랑 결혼할 거야, 말 거야?'라고 해서 깜짝 놀라 '알았어'라고 했다"고 프러포즈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등 애정 가득한 면모를 대중에게 드러냈다. 김 여사의 프러포즈로 두 사람은 1981년 백년가약을 맺었고, 결혼 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둘의 사이는 여전하다.
김 여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됐을 경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남편은 퇴근길에 광화문에 나가 막걸리 한잔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남대문시장에 가서 장을 보며 보통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먼저 다가가는 영부인이 되고 싶다"고 문 당선자의 '광화문 대통령' 공약에 적합한 답을 내놓아 내조에 일조한 바 있다.
문 당선자의 옆 내조의 여왕 김 여사가 있었다면, 문 후보를 위해 야당의 불모지인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꿋꿋하고 묵묵하게 일해온 든든한 이들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선거대책위원회의 최인호·오거돈·김영춘·박영미 상임선대위원장과 울산시당 심규명 시당위원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자 부산시당 위원장이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과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 혁신위원을 지내 문 당선자와 인연이 아주 깊은 편이다.
제13대 해양수산부 장관과 부산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을 역임한 오 위원장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 문재인 캠프에 영입됐다. 영입 당시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의 비판이 이어졌지만, 문재인 캠프에 자리 잡아 유세 운동의 머리 역할을 해냈다.
김 위원장은 부산진구갑 국회의원으로 부산 유일의 3선(16, 17, 20대) 의원이다. 민주계 출신 의원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측근인 인사들의 문 당선자 캠프 합류에 큰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출신인 박 위원장은 다른 위원장에게 뒤지지 않는 열정으로 부산 상임위원 4인 체제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변호사 출신의 심 위원장 역시 열린우리당부터 민주통합당을 거친 인사다. 선대위 캠프에 합류해 유세 기간 내내 블로그를 통해 '심심이 다이어리'를 연재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외에도 문 당선자가 PK의 힘을 얻을 수 있게끔 도와준 인사는 많다. 전재수 의원과 박재호 의원, 김해영 의원, 이호철 전 민정수석, 유영진 부산 선대위 특보단장, 배갑상 공동선대본부장 등 야당의 불모지에서 직접 발로 뛰고 애를 쓴 이들이 당선의 '숨은 공신'으로 평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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