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인용·기각 결정에 따라 박 대통령은 파면과 복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선고는 국회가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지 91일 만이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박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다. 탄핵심판 선고는 TV로 생중계된다. 헌재는 선고를 앞두고 재판관 평의를 거친 후 평결할 예정이다. 이후 대심판정에서 '지금부터 2016헌나1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는 말을 시작으로 심판 결정을 선고한다.
결정문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읽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재판과정에서 소추 사유를 5개의 쟁점으로 정리했다. 정리된 5가지 쟁점은 ▲비선조직에 따른 국민 주권 위배 ▲대통령의 권한 남용 ▲언론의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뇌물수수 등이다.
재판관들의 인용과 기각 의견 발표가 모두 끝나면 이 권한대행이 인용 의견 재판관과 기각 의견 재판관의 이름을 각각 밝히고 주문을 선고한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피청구인을 파면한다' 또는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라고 선고하지만, 기각 시에는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힌다.
박 대통령은 헌재의 판단에 즉시 물러나거나 업무에 복귀한다. 박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할 경우 현직 대통령으로서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의전과 경호 등도 정상화된다.
그러나 헌재가 탄핵 인용을 결정할 경우 박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법에 따라 경호·경비를 제외한 연금 혜택 등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대통령경호법은 현직 대통령이 임기 만료 전 퇴임할 경우 경호 기간을 5년으로 정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5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생활을 정리하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경우 박 대통령은 자연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박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돌아갈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를 매각하고 경기도 인근으로 거처를 옮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9일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박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정치권은 사실상 대선 정국으로 급격히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공직선거법 35조 1항도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 또는 재선거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로부터 60일 이내 실시하되, 선거일은 늦어도 선거일 전 50일까지 대통령 또는 대통령 권한대행자가 공고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일은 4월 29일~5월 9일까지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60일 이내'의 마지막 날인 5월 9일을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반대로 헌재가 탄핵을 기각하거나 각하할 경우 선거일은 원래대로 12월 20일 치러진다.
헌재가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 따라 정국은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인용과 기각 중 어떤 결과를 내놓더라도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 양측 모두 격렬하게 저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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