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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문재인 vs 안희정, '피바람' 예고…'윈윈'이냐 '적'이냐

  • 정치 | 2017-02-22 05:00

문재인 안희정 혈투. 최근 차기 유력 대선 주자 1·2위인 문재인(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격적인 대권 경쟁 모드에 들어갔다./더팩트DB
문재인 안희정 혈투. 최근 차기 유력 대선 주자 1·2위인 문재인(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격적인 대권 경쟁 모드에 들어갔다./더팩트DB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윈윈 전략인가, 제로섬 싸움인가.'

최근 차기 유력 대선 주자 1·2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간 경쟁 구도에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밀월' 관계를 유지해 오던 두 사람 진영에서 서로를 향한 화살을 겨누며 본격적인 '대권 승부'를 예고했다.

불씨는 안희정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에서 시작됐다. 안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대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 박근혜)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정치 하시려고 했다"며 "K재단, 미르재단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어 하는 마음이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측은 '박근혜 대통령 두둔 발언'이라며 안 지사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정청래 전 의원은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희정이 선한 의지로 얘기했다고 하더라도 대연정 전과 때문에 세상은 선한 의지로 안 보는것 같다. 민심이 천심이다"라고 주장했다. 손혜원 민주당 의원도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한 의지로 포장되어 있다(The road to the hell is paved with good intentions)"는 서양 속담을 올려 안 지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대 '즉문즉답' 행사에서
안희정 지사는 지난 19일 부산대 '즉문즉답' 행사에서 "(이명박, 박근혜) 그분들도 선한 의지로 우리 없는 사람들과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정치 하시려고 했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문병희 기자

안 지사는 '선한 의지' 논란에 대해 20일 대전 유성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을 비호하거나 두둔하려고 말한 게 아니다"며 "좋은 목적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수단이 정당화된다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아니냐. 그 폐해를 극복하자는 저의 취지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양측의 대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엔 안 지사의 '피바람'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문 전 대표가 그의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해 20일 "분노가 빠져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안 지사는 "지도자의 분노는 단어 하나만 써도 많은 사람이 피바람이 난다"고 반박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21일 "지금 우리의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다.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심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나"라며 재반박하며 논란이 커졌다.

그간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는 '친노무현' 뿌리 아래 서로 공격을 자제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듯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 지지율도 오르고, 저도 함께 오르고 이러니 얼마나 좋은 일이겠는가"라며 안 지사를 치켜세웠고, 안 지사도 "동지애로서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실제 두 사람의 지지율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동반 상승했다. 이는 문 전 대표가 진보 성향 지지층을 결집하고, 안 지사가 여권 대선 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중도·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양측 모두 지지층이 겹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해 "분노가 빠져있다. 분노는 정의의 출발"이라고 평가했다./배정한 기자

그러나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를 맹추격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안 지사는 지난 20일 지지율 20%대를 돌파하며 4주 연속 상승해 문 전 대표와의 격차를 12%P대로 좁혔다. 때문에 '본선급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려면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모두 양측의 지지층을 빼앗아 와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성'과 '탈환'의 '외나무다리 승부'인 셈이다.

양 진영의 '파열음' 역시 이 같은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란 관측이다. '문재인 대 안희정'이란 양강 구도를 강화하면서 '경선 흥행'을 노린 전략이란 게 정치권 일각의 시각이다. 야권 내 한 관계자는 "둘의 경쟁이 관심을 끌면서, 민주당 경선 자체에 관심을 유도하고 기존 지지층의 결집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내부 경쟁 과열'에 대한 '동반 지지율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서로를 집중 공격하다가 '집토끼(고정 지지층)가 분산되면 오히려 손실이 더 클 것이란 지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모두 뿌리가 같고 본선 이후 힘을 합쳐야한다는 생각은 깔려 있지만, 두 사람 간 '동반 상승' 구간이 지나면서 향후 캠프간 경쟁이 격화되면 경선 이후 내부 통합 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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