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통일부는 1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피살된 북한 남성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확실시된다고 확인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해 "정부는 지금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이 확실시된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경찰에서 사실관계에 대해 조사 중이고 아직 정확한 사인, 기타 여러 가지 정황에 대해서 발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말레이시아 온라인 매체 '더스타'에 따르면 셀랑고르주 범죄 조사국 부국장 파드질 아흐마트는 김정남이 습격을 받은 시간이 13일 오전 9시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2(KLIA2)라고 밝혔다.
아흐마트 부국장은 "그(김정남)는 출발대기장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누군가가 그를 뒤에서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고 말하면서 도움을 청했고, 즉각 공항 내 치료소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아흐마트 부국장은 "공격 도구가 천이었는지 바늘이었는지는 우리는 모른다"고 설명했다.
아흐마트 부국장은 또, 김정남은 두통을 느끼고 어지러움을 호소해 공항 내 치료소로 옮겨졌고, 기절하기 직전이었다고 했다.
공항에서 피살된 김정남은 지난 6일부터 말레이시아에 머무르다 이날 마카오로 이동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이 과정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게 봉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스타가 공개한 공항 CCTV에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여성 1명의 모습이 담겼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날 김정남 시신을 부검하고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한편 김정남은 그동안 북한의 선군 정치가 아닌 개혁과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세습을 반대해왔다.
지난 2011년 1월 일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금 선군 정치를 할 때가 아니라 개혁·개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북한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권력세습과 관련해 "중국의 마오쩌둥도 세습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김정일)도 (처음에는) 반대였다"면서 이복동생 김정은이 후계자로 결정된 데 대해 "국가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이해한다. 북의 불안정은 주변의 불안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김정남은 또, 동생에게 "북남(남북)관계를 잘 조정하기 바란다. 주민에게 추앙받는 지도자가 됐으면 좋겠다"며 "북이 안정되고 경제회복을 달성하기를 바란다. 이는 동생에 대한 순수한 바람이다. 도전한다거나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정남의 이런 발언 등은 선군정치를 하는 김정은에게 잠재적 불안요소일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이 김정남을 대안으로 여겨 보호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은 김정은에게 위협으로 인식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김정남은 지난 2013년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신변이 더욱 위험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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