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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YS 문하생' 김무성·이인제, 분당 앞에서 '각자도생' 선택?

  • 정치 | 2016-12-14 05:00
새누리당 이인제 전 의원이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정계에 다시 발을 들였다. 사진은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임영무 기자
새누리당 이인제 전 의원이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를 맡고 정계에 다시 발을 들였다. 사진은 19대 국회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오른쪽) 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친박계 주류와 비박계 비주류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양 진영이 서로 "나가라"며 전면전을 벌이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친박계로 구성된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보수연합)이 13일 공식 출범했다. 이 구당모임에는 55명의 현역 의원이 합류했다. 이로써 비박계와 분명한 선이 그어졌다. 보수연합을 이끌 대표는 5선의 정갑윤 의원과 김관용 경북지사, 그리고 이인제 전 의원이 공동으로 맡는다.

여기서 이 전 의원이 주목된다. 그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7선 고지를 밟지 못하고 낙선했다. 아홉 차례나 당적을 바꾸면서도 총선에서 절대 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붙여진 '피닉제'(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이인제)'라는 별명이 무색해졌다.

그럼에도 재야에서 머물다 '보수 재건'의 숙제를 떠안고 정계에 다시 발을 들였다. 어찌보면 불사조처럼 부활해 질긴 정치적 생명력을 보여준 셈이다. 또, 노련한 정치인답게 비박계를 정조준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새누리당 안에서 탄핵을 주도한 사람들이 당 지도부에 칼끝을 겨눈다. 대체 이들은 당의 어떤 미래를 생각하고 있을까?"라면서 "대통령과 당지도부가 이들에겐 용서할 수 없는 적이란 말인가? 이해가 불가능하다"고 비난했다. 비박계 가운데 탄핵을 주도해 온 김무성 전 대표 등을 겨냥한 것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주류계 의원들의 모임 비상시국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주류계 의원들의 모임 비상시국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이새롬 기자

김 전 대표는 13일 탈당과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좌파 정권을 막고 국가재건을 나서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신보수'와 '중도'라는 언급하며 제3지대로 나갈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여론을 수렴해 신당 창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두 사람은 모두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사람이다. 김 전 대표는 1984년 5월 YS가 결성한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거쳐 김영삼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내부무 차관 등을 역임했다. 이 전 의원은 1988년 13대 총선 때 통일민주당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고 김영삼 정부 당시 최연소(45세) 노동부장관을 맡았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뿌리에서 영양분을 받은 이들은 현재 함께할 수 없는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현재는 분당의 갈림길에 서 있는 당의 현실을 놓고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김 전 대표가 당내 투쟁을 선택할 경우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일전이 불가피하다. 벌써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친박계 '구원투수'로 전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계파 간 갈등이 더욱 치열해질 경우 정치권이 부르짖는 탄핵 정국의 수습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리멸렬한 계파 싸움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따져볼 때다.

YS는 '통합'과 '화합'을 유훈으로 남겼다. 비상시국 속에서 YS의 정치적 문하생인 김 전 대표와 이 전 의원이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을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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