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난 새누리당 해체 앞장, 이재용 전경련 해체 나서라"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시대 잔재인 정경유착 고리를 끊자"고 제안해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하태경 의원은 6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정경유착 고리 찬단 ▲정경련 해체 앞장 ▲정경련 기부금 중단 ▲브루킹스,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싱크탱그 설립 등 의미 있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이날 하태경 의원은 "저도 심문하러 나왔지만 사실 마음이 굉장히 무겁다. 국민들은 제가 속한 새누리당도 이번 최순실 사태에 있어 공범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을) 해체하라고 하고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하태경 의원은 "오늘 이 자리는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등을 상투적으로 반복하는 자리가 되서는 안 된다"며 "우리 5000만 국민들이 보고 있다. 국민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이 나올 수 있냐를 보고 있다. 여기 나와 있는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구시대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고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냐없냐를 보기 위해 TV를 시청하고 있다. 그런데 답변이 너무 아니하다.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 잘못했다'는 말이 하나도 없다. 다시 한 번 이 자리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인지하고 결연한 의지로 답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태경 의원은 "88년 5공 청문회 때 나오신 분들의 자제들이 6분이나 된다. 그 정경유착이 오늘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자식들에게까지 정경유착의 고리를 세습할 수는 없지 않냐. 이번에 끊어야 하지 않겠냐. 그러면 정경유착의 매개물이었던 전경련을 해체하겠다는 말이 오늘 나와야 했다"며 "전경련 그동안 대한민국 발전에 많은 일을 한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너무나 성공했기 때문에 이제는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다. 과거 정경유착으로 성공한 습관에 아직도 안주해서 이제는 최순실의 부역자가 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발의를 통해 하태경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부터 '전경련 기부금 중단'의 답변을 이끌어냈다. 특히 앞선 의원들 질의에 '동문서답'하던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시간이었다는 게 정재계 중론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재용 증인 좀 전에 '전경련 활동을 안하겠다'는 소극적인 답변을 하던데 '전경령 해체에 앞장서겠다'이런 답변 왜 안하냐"며 "국민들이 왜 국회의들에게 이재용 증인한테 질문 많이 하라고 요청했는지 아냐. 이재용 증인은 '구시대 경재인들과 다를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보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태경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 저와 세대도 비슷하고 같은 시기에 대학을 다녔다. 저는 최순실 사건 일어나고 고해성사를 했다. '새누라당 공범이다. 새누리당 해체에 내가 앞장서겠다'라고. 이재용 증인, (저는) 새누리당 해체에 제가 앞장서겠다. 이재용 증인은 전경련 해체에 앞장서고,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서 새로운 경제를 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물론 나도 새로운 정치 만들어 나가는데 실패할 수 있다. 이재용 증인도 과거 정경유착, 구시대의 잔재를 청산하고 새로운 경제를 만들어 나가는데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공과 실패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우리 젊은 세대가 확고한 의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대한민국의 희망이 살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전경련 해체에 앞장설 것을 답변하라"고 물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의원님 좋은 말씀 감사하고"라고 말하는 순간 하태경 의원은 "간단히 답변하라. 지금 시간 없다. 삼성 전경련에 기부금 내는 거 다 중지하겠다고 선언하라"고 꾸짖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제가 할 수 있는 거는 다하겠다. 그러겠다"고 답했다.
◆하태경, 미국 브루킹스·헤리티지재단 같은 '싱크탱크' 만들라
더불어 하태경 의원은 "미국은 전경련같은 단체가 없다. 권력이 돈을 뜯으려고 필요로 하는 매개조직이 없다"며 "전경련 대신 '브루킹스', '헤리티지재단' 등과 같은 싱크탱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경령 해체하고 가만히 있으란 말이 아니다. 미국처럼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해서 전경령 해체하고 브루킹스, 헤리티지 등과 같은 재단을 기업들이 투명하게 돈 내서 만들라는 거다"며 "그리고 불우이웃 돕고, 우리사회 소외된 사람들 돕기 위해서 다른 재단, 정말 좋은 재단을 만들라는 것이다. 싱크탱크 만들 수 있고, 소외된 이웃 돕기 위한 재단 만드는 데 돈 기부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러겠다"면 흔쾌히 수락했다.
◆이재용 부회장 "법적·도덕적 책임 다할 것"
이와 함께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자신이 책이질 사안에 대해 "모두 책임지겠다"는 말도 남겼다.
하태경 의원은 "저도 최순실 몰랐다.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하지만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집권여당으로서 그걸 몰랐다는 게 죄라는 것이다"며 "집권여당 의원은 대한민국의 무한한 책임이 있다. 그래서 최순실을 미리 알고 국정농단을 막았어야 하는데 그걸 몰랐기 때문에 내가 죄인이고, 새누리당 해체에 앞장서겠다고 한 것이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도 "공소장을 읽어보니 재벌들은 혜택을 받은 게 있다. 공소장에 세무조사 당할까 두려워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협조했다고 적시돼 있다"며 "자영업자나 중소상공인들은 국세청에서 세무조사한다면 당할 수밖에 없다. 세무조사 면제를 위한 로비 능력을 재벌들은 갖고 있다. 국민들은 '세무조사를 받았으면 세금을 더 내야지 그걸 왜 회피하냐'고 생각한다"고 힐난했다.
또 "앞으로 있을 특검으로 인해 법률적으로 문제될까 공범이란 거 인정 못하는 거 안다. 그런 의미의 공범이 아니라 '협조자'라는 표현을 쓰겠다"며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윤리적으로 볼 때 세무조사가 두려워 삼성이 최순실 국정논단에 협력한 거 맞냐"고 질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의원님 말씀 유념하겠고, 이 사건으로 인해서 법적이든, 도덕적이든 문제가 있어 제가 책임질 게 있으면 다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태경 의원은 "그리고 정주영 아들 정몽구, 이건희 아들 이재용, 구자경 아들 구본무, 최종현 아들 최태원, 신격호 아들 신동빈, 조중훈 아들 조양호 등은 88년 5공 때 정경유착을 끊지 못하고 또 나왔다"며 "우리자식들 때에는 (청문회에) 안 나가야 된다. 한 분씩 '나부터 정경유착 고리 끊겠다'라고 다짐하라"고 요구했지만 질의시간 초과로 답변을 듣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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