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 권력서열 강의, 무슨 내용?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최순실 게이트'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명 '박관천 권력서열 강의'가 재조명 받고 있다.
박관천 전 경정은(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 비서관실 소속)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였다.
박관천 전 경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오래된 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동향을 다룬 '청와대 감찰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문건에서 박관천 전 경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등 10여명을 '십상시'로 지목하고 '비선실세'의 실체를 추적했다. 마지막 작성 시점은 2014년 1월로 보인다.
해당 문건은 청와대 공식 문서였지만, 2014년 2월 홍경식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관천 전 경정의 직속 상관은 조응천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박관천 전 경정이 작성한 이 문건은 2014년 11월 세계일보가 입수해 보도하면서 '정윤회 파문'을 일으켰고,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 조사에서 조응천 전 비서관과 정윤회 씨는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해당 문건을 대통령 기록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박관천 전 경정은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담은 문서 등 청와대 내부 문건 17건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 측에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9개월에 걸친 1심 재판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로 인정된 문건은 정윤회 씨 관련 1건이었지만,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지난 4월29일 서울고법 형사4부에서 열린 2심에서 박관천 전 경정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유출된 문건은 복사본, 추가본이며 대통령 기록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고인들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박관천 전 경정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관천 전 경정은 검찰 수사관과 검사에게 권력서열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관천 전 경정은 "우리나라의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며 "최순실 씨가 1위, 정윤회 씨가 2위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관천 전 경정은 28일 JTBC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관천 전 경정은 최순실 권력 1순위 발언 근거에 대해 "그게 앞뒤 상황 없이 문득 말나왔다면 이상하지 않느냐"면서 "내가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관천 전 경정은 '최순실의 국정 개입 의혹을 이미 알고 대통령에게 고언도 했다'고 강조했다.
박관천 전 경정은 "잘못한 부분은 국민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면 국민이 용서할텐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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