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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조기 귀국' 반기문, 빨라진 대선시계…文·安 '들썩'

  • 정치 | 2016-09-19 05:00

반기문(맨 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중순께 조귀 귀국하겠단 의사를 밝히면서 문재인(왼쪽 두 번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더팩트DB
반기문(맨 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중순께 조귀 귀국하겠단 의사를 밝히면서 문재인(왼쪽 두 번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 대표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 | 서민지 기자] '반기문 대망론'이 본격적으로 대두되자, 대권 경쟁이 조기에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중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유력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 총장은 지난 15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더불어민주당 우상호·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올해 말)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중순께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내년 3~4월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것보다 이른 시기의 귀국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반 총장의 '조기 귀국'을 두고 본격적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겠단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반 총장의 조기 귀국이 여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여야 잠룡들도 분주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공개적으로 "결심한 대로 하시라. 결심한 대로 하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고 환국하시라. 내가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고 반 총장 지지를 선언하면서,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JP의 반 총장 공개지지에 야권의 대권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자당 후보 지키기' 2野, 일제히 '경계 태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1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기 귀국' 소식이 들리자 일제히 견제구를 날렸다./ 더팩트DB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지난 15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조기 귀국' 소식이 들리자 일제히 견제구를 날렸다./ 더팩트DB

일단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반 총장의 대망론이 뜨자, '야권'에서 긴장과 견제의 기류가 감지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선 '외교관' 출신 반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될 자격이 있는지 등 철저한 사전 검증을 예고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18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이) 권유하니까 안 하겠다고는 안 했다. 1월에 일단은 빨리 들어와서 국민들과 접촉을 세게 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저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봤다"고 경계했다.

특히 더민주는 19일 이른바 '반기문 저격수'로 떠오른 7선의 이해찬 무소속 의원의 복당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세계의 대통령'까지하고 국내 대선 후보로 출마하는 게 적절한지 많은 의견이 있을 것"이라면서 "출마를 공식화하는 순간부터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현재의 대권 지지율이 꼭 당선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지도 처음 1등이 당선된 것은 박근혜 후보 외에 없다"고 반 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즉, 현재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반 총장이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란 뜻이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 역시 "외교관 출신으로서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면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 '3강 구도' 문재인·안철수, 빨라진 '대책 마련'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공식 팬클럽 '문팬' 창립총회를 연 데 이어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부턴 대선 싱크탱크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배정한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공식 팬클럽 '문팬' 창립총회를 연 데 이어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부턴 대선 싱크탱크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배정한 기자

반 총장과 여론 조사 지지율에서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반 총장을 견제하는 선제적인 대처 마련에 나서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3일 공식 팬클럽 '문팬' 창립총회를 연 데 이어 추석 연휴가 끝난 뒤부터 대선 싱크탱크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즉, 지지자들의 세를 규합하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3일 '문팬' 팬클럽 총회에 참석, "문팬 가족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난 후에 항상 힘이 되었다. 주저 앉으려 하면 일으켜 세워주고 문팬 가족 덕분에 정치에 입문해 부산에서 국회의원 당선도 되었고, 야권 대선 후보로 제1야당의 대표가 될 수 있었다"면서 감사의 뜻을 표함과 동시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 줄 것을 부탁했다.

또한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더민주 의원은 지난 16일 "문 전 대표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그동안 함께 해왔던 정책 전문가들과 함께 싱크탱크를 구성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기자들에게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 7월부터 문 전 대표가 이슈별 전문가들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꾸려 정책 공부를 해온 것에 대한 연장 선상으로,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서겠단 뜻으로 풀이됐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3일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비박(비박근혜)·비문(비문재인)' 세력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문병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13일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비박(비박근혜)·비문(비문재인)' 세력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문병희 기자

반 총장의 조기 귀국 소식에 안철수 전 대표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비박(비박근혜)·비문(비문재인)' 세력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며 '제3지대 중도세력'의 세결집에 나섰다. 친박계와 친문계를 배제한 나머지 세력들이 연합해보겠단 뜻이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일찌감치 본인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을 재정비해 대선 준비에 착수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3일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 "우선 지금 정치하는 분들 중 합리적 개혁에 동의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언급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제3지대 중도세력' 세결집론을 두고, 안 전 대표가 여권 비박계가 짓는 '새 집'에 합류, 이들과 손 잡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이렇다 할 결정을 하지 않으며 '제3지대'에 머물고 있는 손학규 전 더민주 고문까지 끌어들이면서 '제3지대 정계 개편'을 만들어 나가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현재 여권 내 비박계 가운데 '키맨'으로 불리는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념과 지역 갈등 혁파를 기치로 내건 중도 정당인 '늘푸른한국당' 창당을 추진 중이며, 정의화 전 국회의장 역시 대선 전초 기지인 싱크탱크 '새 한국의 비전'을 만들고 세를 규합하고 있다.

반 총장의 조기 귀국은 여권 잠룡들의 대선 시계도 빠르게 돌릴 것으로 보인다. 여권 잠룡들의 경우 각종 대선 지지율 여론 조사에서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만약, 반 총장 귀국 전까지 지지율을 끌어 올리지 못할 경우 여권 대선 레이스에서 조기 강판당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여권 내 잠룡들의 대권 행보도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mj7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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