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여야는 22일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놓고 막판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를 동시에 압박하며 '제3당'으로서 역할을 부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조선해운업 부실화 원인과 책임규명을 위한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 채택 문제로 추경 처리가 차질을 빚자 '최·종·택(최경환·안종범·홍기택) 트리오' 가운데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을 제외하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선(先) 추경, 후(後) 청문회'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에 최 의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등 핵심 증인이 출석해야 추경안 처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청문회가 부실 원인과 책임 규명을 실질적으로 밝힐 정도로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다면 증인채택 문제에 있어 양보할 논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정부여당에선 학업에 뜻이 없는 것 같다. 아무런 연락이 없다. 왜, 우리가 더 나서야 하나. 결국, 추경 안 된다면 구조조정 등 문제가 3~4개월 늦어지고, 그사이에 노동자들은 아비규환"이라면서 "우리라도 양보를 해서 추경을 하고 우선 경제를 살려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증인 채택 문제 외에도 ▲서별관 회의 청문회는 기재위 정무위 소속 의원을 동수로 구성해서 연석회의방식으로 9월 5, 6, 7, 8일 중 이틀간 실시 ▲예결위 22일부터 재개 ▲24일 전 증인채택 문제 마무리 ▲26일 본회의 개최 등을 제안했다.
연석회의와 관련해선 여야 3당이 어느정도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연석회의는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따로 하는 것보단 시간도 절약하고 중복 증인도 막고 양쪽에서 하는 것보다 같이하는 것이 서로 퍼즐 맞추고 이런 것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에 강력하게 요구해서 양보를 얻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당이 추경 합의를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은 거대 여야의 틈바구니에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민의당은 4·13 총선 민심에 따라 여소야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공언했으나 20대 국회 시작 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국민적 기대에 못미쳤다는 게 정가의 평가다.
지난 19일 박 위원장은 추경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국민은 여소야대니까 국민의당이 잘하라고 요구한다. 개원 협상 같은 경우는 'yes or no'니까 우리가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었는데, 법안·청문회·예산안은 설사 새누리당과 우리가 합의해도 더민주가 반대하면 예결위가 돌아가지 않는다. 방법이 없다. 원칙적으로 따지면, 무조건 추경만 해주고 청문회를 안 하면, 그것 또한 우리에게 더 뭇매를 가할 거 아니냐"고 토로한 바 있다.
한편 여야 3당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열고, 가능하면 3당 원내대표도 만나 추경안과 청문회 증인 채택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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