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잠실체육관=신진환·서민지 기자]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의 대결구도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정견발표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 4인은 정견발표를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당 대표 후보자들은 제한시간 7분 동안 각자 기량을 맘껏 뽐냈다. 정견발표는 추첨 결과에 따라 기호 1번 이정현, 기호 5번 한선교, 기호 4번 주호영, 기호 2번 이주영 후보 순으로 진행했다.
네 후보는 공통으로 1년 6개월여 남은 박근혜 정부를 성공 시키고, 내년 12월 예정된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할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또한, 네 후보는 '안보 정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을 강하게 비판했다.
◆ 이정현 "집권 여당 대표 머슴, 일하고 싶습니다"
서민 이미지를 강조하는 이정현 후보는 회색 점퍼에 검은색 바지, 검은색 구두를 신고 단상에 올랐다. 이 후보는 본인을 "집권 여당 대표 머슴, 비주류, 비엘리트"라 자처하며 "이런 기회의 나라, 차별없는 나라, 무한한 가능성 있는 자랑스런 위대한 대한민국에 감사하다. 모두가 근본없는 놈이라고 등 뒤에서 저를 비웃을 때도 저같은 사람에게 힘을 준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만약 당 대표가 된다면 헌정 이래 첫 호남 출신으로 보수 정당 당 대표가 되는 것에 세상 사람들은 깜짝 놀랄 것이다. 말단 사무처 당직자로 출발해 16계단 밟아 올라온 저 이정현에 대해서도 깜짝 놀랄 것"이라면서 "소외세력 중 소외세력, 서민 중의 서민 저 이정현이 되면, 이 땅에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다시 한 번 희망 가지게 될 것이다. 제가 그들을 대변할 것, 힘이 돼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말썽되는 공천제도 확실하게 고쳐서 다시는 공천 파동 일어나지 않도록, 계파전쟁이 이 당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저 이정현이 확실하게 개선하겠다. 이정현에겐 불가능이 없다. 이정현은 새누리당을 완전히 통합시키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당으로 만들 자신 있다. 저 이정현 한번 도와달라. 따듯한 손길 한 번 달라. 저 이정현에게 손 한번 잡아달라.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주먹을 쥐어보였다.
◆ 한선교, 김무성에 "난 원조친박…망언말라" 직격타
정견발표 직전 후보 소개 영상에서 아내를 출연시켜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을 부각시킨 한선교 후보는 "천막당사 정신을 가지고 있는 원조 친박"이라는 점을 강조, 또 강조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아무리 좋은 총선 등에서 아무리 좋은 후보를 만들어도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면서 '친박 마케팅'에 나섰다.
한 후보는 "한반도 사드배치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성주에서 오신 분들도 있을텐데 청천벽력 같은 결정 났을 때 얼마나 가슴 아팠나. 이제는 그분들 이야기 들어야 한다"면서 "저는 만약 이자리에서 당선된다면 오늘 밤이라도 성주에 내려 가겠다. 그분들의 아픈 목소리 귀에 담겠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그대로 그분들의 아픔 전해드리겠다. 그분들과 함께 그 억울하고 그 서글픈 눈물을 그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을 언급하며 "더민주와 국민의당만 망언을 하고 그릇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서 "지난주 대통령이 경북 성주를 비롯해 TK(대구경북) 의원 10여 명을 초청해 '성주 사태' 해결방법을 듣고자 했다. 그것을 두고 우리 새누리당 어떤 의원은 대통령이 이 전당대회에 관여하려고 그들을 청와대에 불러들였다고 망언했다"면서 '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게 직격타를 날렸다. 김 전 대표는 지난 3일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이) 특정 지역 의원들을 만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박 대통령을 직격한 바 있다.
◆ 주호영, "국민 경고 잉크도 마르기 전인데" 친박 칼날 겨눠
'비박계' 대표주자 주호영 후보는 '단일혁신후보'임을 강조하며 "전당대회는 413 전당대회에서 들어난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반성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13 총선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누구의 잘못이냐. 왜 이렇게 됐나"라면서 "야권의 분열로 총선 압승이 예상됐음에도 계파이익에 빠져서 오만한 공천, 막장공천, 진박감별, 막말파동 이런 것이 겹쳐서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기 때문 아니냐"고 '친박계'를 겨냥했다.
주 후보는 "온국민의 대통령을 자신들만의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이 누구냐. 그런데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지지않고 국민들의 경고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다시 당대표 하겠다고 나왔다. 여러분 이것이 옳은 것이냐. 이는 국민들과 당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 파동의 최대 피해자였던 주호영이 앞장서서 나가겠다. 여러분 서로 화해하고 앞장서자. 우리의 지상 목표는 대선 승리여야 한다"면서 "지금 사드 논의한다고 중국 찾아다니는 저당, 저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겠나. 우리가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무능한 집권여당 여당자격이 없다. 우리는 경제 살리기, 튼튼한 안보, 사회 양극화 해소 모든 면에서 야당을 압도하는 탁월한 정책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 이주영, '친박·비박' 싸잡아 비판 "계파패권 싸움 넘겠다"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선 이주영 후보는 친박과 비박을 싸잡아 비판하며 본인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총선패배 후 새누리당에는 계파청산을 외치는 자성의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면서 "초심대로 계파패권싸움을 넘어서서 끝까지 하겠다. 저는 어느 누구의 간섭도 지시도 받지 않은 당 대표 후보가 분명합니다. 당정청 관계에서 일체를 잘 이룰 수 있는 당대표가 되겠다. 당을 확바꾸고 혁신하겠다"고 외쳤다.
또한 "대권주자들이 드러내놓고 조정하는 '상왕정치' 그리고 '비박단일화와 밀어주기', 그 반작용으로 초래된 친박의 '오더정치'가 있었다"면서 "지난 며칠사이 수많은 오더 문자 메시지를 받았을텐데 당원이 주인이 되도록 혁신하겠다면서 거꾸로 당원을 종으로 만드는 오더정치, 이거야 말로 '반혁신의 표본' 아니냐"라고 친박, 비박을 거듭 비판했다.
이 후보는 무대에서 내려오기 전 무대 위에 마련된 새누리당 당기를 흔들며 "우리 자랑스런 보수 정당 새누리당 깃발이다. 여긴 동지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베여있다. 친박 비박 계파가 없다. 우리 모두 당기앞에 하나가 돼 대한민국 우리 조국 함께 올려놓자"면서 "박근혜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새누리당 저 이주영과 함께 만들어가자. 여러분 맑은 영혼의 선택을 믿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어지는 최고위원 후보 정견발표는 기호 4번 정문헌·기호 8번 최연혜·기호 3번 조원진·기호 7번 강석호·기호 2번 정용기·기호 1번 이장우·기호 5번 함진규·기호 6번 이은재 후보 순으로, 청년최고위원 후보 정견발표 순서는 기호 1번 유창수·기호 3번 이부형 후보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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