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회가 이런 곳인 줄 몰랐어요. 꽃도 나무도 예쁘고 정말 좋네요."
봄기운이 완연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잔디광장. 선글라스와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친구들과 벤치에 앉아 연신 감탄사를 내뱉던 김영희(56·여) 씨는 "시야가 확 트이고 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기분이 좋다"며 이같이 말한다.
국회를 처음 왔다는 김 씨는 "국회는 외부 사람이 못 들어가는 줄 알았다"며 "윤중로에 벚꽃을 구경하러 왔다가 우연히 들어왔는데 가족들이랑 꼭 다시 찾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활짝 웃는다.
국회에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4·13 총선을 앞두고 국회 밖에서는 총성 없는 전쟁이 치러지고 있지만, 안에서는 시민들의 나들이가 한창이다. 특히 국회는 벚꽃 명소로 알려진 윤중로를 끼고 있어 나들이객들이 자연스럽게 국회로 유입되고 있다.
이날 시민들은 파릇파릇 생기가 도는 잔디와 힘찬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소나무가 우거진 곳에서 가족과 연인, 친구끼리 휴식을 취하거나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이들은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웃으며 봄을 만끽했다.
외빈접견과 의정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랑재' 앞 잔디밭에는 현장학습을 온 초등학생들이 뛰놀고 있다. 반별로 티셔츠 색을 달리 입은 학생들은 점심을 먹고 있다. 어떤 이들은 술래잡기하면서 깔깔대고 웃는다.
서울 길동초등학교 4학년 박소은(10) 양은 "꽃들이 예쁘고 건물도 신기하다"며 "다음에 가족과 다시 오고 싶다"고 수줍게 말한다. 옆에 있는 김예진(10) 양은 "국회에 와보니 재밌고 기쁘다"고 거든다.
나들이객들은 화장실 문제가 불편하다고 한다. 일산에 거주하는 이미숙(54·여) 씨는 "화장실이 있는 국회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방문증을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벚꽃놀이 시기에는 간이 화장실을 설치해놓으면 좋겠다"면서 화장실을 찾아 나선다.
또 국회를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으로 아는 이들도 있다. 청주에서 온 방모(46·여) 씨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곳이라 아무나 안 들여보내는 줄 알았다"며 "어느 날 개방하고 들어올 수 있는지 그 정보를 알려주면 다른 시민들이 방문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요구한다.
이에 대해 국회 방호과 관계자는 "일반 시민은 오전과 오후 일과 시간에 산책 등을 이유로 국회 경내를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다"면서도 "국회 내 문제가 발생한 특수한 상황이나 밤 등에는 경비대가 출입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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