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우리 국민들이 용서하실 때까지 제가 이 자리에 계속 서 있겠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에 대해 "잘못 판단해서 수용하고 받아들인 점 정말 죄송하다. 테러방지법 수정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우리 국민들이 용서하실 때까지 버티겠다. 새누리당에 간청한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 원내대표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에게 이날 오전 7시께 바통을 물려받아 7시간 20여 분째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로 나선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참여했던 38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이름만 불러도 눈물이 난다. 정말 잘못했다. 저 이종걸, 그리고 한 두 사람의 잘못으로 38명 의원들이 보여준 열정과 열망을 한순간에 날려버릴 수밖에 없는 게 정말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또한 이따금 "테러방지법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새누리당에 간청한다"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본인의 의견을 직접 피력하기 보다 "감사하다, 죄송하다" 등 야당 의원들과 국회의장·부의장에게 각종 인사말을 건네면서 그동안 의원들이 했던 발언들을 순서대로 일일이 소개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들께서 우리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토론의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주셨다. 180시간의 대장정, 이제 저의 토론으로 막을 내릴 수밖에 없다. 필리버스터 참여하신 의원님들 발언을 다시 한번 반추하고 새로운 화제 그동안 의원들의 결산할 겸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발언을 소개할 때마다 주변 의원들은 소개한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덕담을 건넸고, 해당 의원은 쑥스러운 듯 손사래 치며 웃어보였다. 평상시 2~3명에 그쳤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5명 이상 자리를 채웠다.
특히 필리버스터 발언에 참여했던 의원들이 눈에 띠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 원내대표의 말을 경청하며 이따금씩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실었다. 일부 여성 의원들은 파란 옷·스카프를 두르고 대동단결 의지를 보였다. 유승희·정청래 의원은 휴대전화에 이 원내대표의 토론 모습을 담았다.
반면 가끔 상황을 확인하러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찾았을 뿐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한 명도 없었다.
이 원내대표는 오후 2시 23분 현재도 테러방지법의 수정을 요구하는 연설을 계속하고 있다. 당초 이날 오후 2시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 선거법 등을 처리하기 위해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는 상당 기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일 야당이 테러방지법 처리를 저지하고, '독소조항' 수정을 위해 47년만에 부활한 필리버스터는 이 원내대표의 발언을 마지막으로 9일 만에 중단된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지난 23일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부터 이 원내대표까지 모두 38명의 야당 의원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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