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습니다. 대통령 후보를 양보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했습니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는 13일 탈당을 선언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선, 지난해 3월 독자신당 추진을 포기하고 민주당과 합당한 데 이어 이번엔 탈당을 선택하며 다시 한 번 드라마틱한 '철수 행보'를 걸었다.
안 전 대표는 의사에서 성공한 벤처기업 최고경영자, 융합학 교수를 거치며 반듯한 이미지를 쌓았고, 2011년을 전후해 정치 신인으로 급부상했다. 2011년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상당한 지지율로 서울시장직 도전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며 '철수'했다.
첫 번째 포기 이후 안 전 대표는 정치 관련 언급을 자제했지만, 유력 대선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높은 지지가 이어졌다. 이듬해인 2012년 9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새정치'와 '정권교체'를 내세워 세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엔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벌여야만 했다. 결과는 후보 등록일을 이틀 앞둔 그해 11월 23일 후보직을 포기하며 '철수'했다.
대선 당일 미국으로 출국해 자취를 감췄던 안 전 대표는 이듬해 다시 한 번 정치 무대에 올라섰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1년 가까이 독자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등 '안철수의 새정치' 세력을 키워갔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안 전 대표는 세 번째 '철수'를 감행했다. 그는 독자 신당 창당 추진을 포기하고 지난해 6·4 지방선거를 앞둔 3월 2일 갑작스럽게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당명을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확정 짓고 김한길 의원과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또 한번 좌절을 겪었다. 6·4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끊임없는 잡음이 일어났고, 7·30 재보선에선 참패하면서 전략공천 책임론이 대두됐다. 안 전 대표는 당 공동대표 4개월 만에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의 네 번째 '철수'였다.
문 대표의 체제가 출범된 뒤론 이렇다 할 윤곽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다가 올해 4·29 재보궐 선거에 참패하자 '원내대표 추대론'을 제안하는 등 반기를 들고 일어섰다. 새정치연합 당내 주류와 비주류의 내홍이 심화하자 안 전 대표는 대안 세력으로 거론되면서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사이는 차츰 긴장감이 고조됐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지난 9월 "혁신은 실패했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문 대표가 힘을 쏟고 있는 '혁신안'을 정면으로 반대했다. 이후 당내 ▲윤리심판원의 반부패기구 권한확대 ▲부정부패 연루당원 당원권 박탈제 도입 ▲유죄확정 당원 제명조치 ▲당 강령·정강정책에 반하는 선거연대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안철수의 10대 혁신안'을 내밀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최근엔 안 전 대표와 문 대표는 '혁신안'을 두고 '핑퐁게임'을 이어갔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 연대' 결성을 거절하고, '혁신전당대회'를 마지막 카드로 역제안·재검토하라며 대립각을 세웠지만 이내 서로 거부했다. 안 전 대표는 당내 의원들의 만류에도 1년 9개월 동안 몸담았던 새정치민주연합과 결별수순을 밟았으며 다섯 번째 '철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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