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으로 일이 이렇게 번져 미안하다"
여야가 이완구(65)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임명 동의안 처리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인 이 후보자는 14일 강원도 모처에서 사흘째 칩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16일로 연기된 지난 12일 밤 늦게 서울을 떠나 강원도 모처에서 아내와 함께 마음을 다스리며 운명의 시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더팩트>의 현장 취재 결과 확인됐다. 국회의 총리 인준을 둘러싼 논란에 자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이 후보자는 언론 등과 접촉을 피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돌발 변수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12일 저녁까지 서울 도곡동 자택에 머물렀다. 그러나 국회가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 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가 16일로 연기한 12일 밤 늦게 이 후보자는 칩거를 위해 자택을 나섰다. 16일까지 임명 동의안 처리가 연장된 만큼 복잡한 곳을 떠나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이 후보자 일행은 12일 저녁 9시 집을 나섰다. 임명 동의안 처리가 연기된 이후 이 후보자에 대한 후속 취재를 하고 있던 <더팩트> 취재진은 아내 이백연(62) 씨와 동승한 차량을 뒤쫓기 시작했다. 차량은 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강원도로 방향을 잡기 위해 이내 영동고속도로에 올랐다. 이 후보자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1시간 20분 뒤인 밤 10시 20분 영동고속도로 문막 휴게소에서다.
차에서 내린 이 후보자는 검은색 점퍼에 편안한 복장이었다. 인사청문회에서 보였던 경직된 모습은 없었다. 이 후보자는 차에서 내려 화장실에 다녀온 후 간단한 먹거리를 구매한 뒤 곧장 다시 차에 올랐다. 누구와 통화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후보자는 계속해서 휴대전화로 통화했다.
이 후보자를 태운 차량은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강원도 횡계IC를 빠져나갔다. 특정 장소를 정하고 향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 후보자는 A리조트에서 방이 있는지를 물었고, 방이 없자 곧장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 후보자는 지인들이 전혀 모르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목적지를 알리지 않고 무조건 강원도 산 속을 택한 것이다.
다음 날인 13일 이 후보자의 칩거 소식이 알려졌다. 전날 밤 <더팩트> 취재진이 확인한 이 후보자의 강원도행이 칩거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후보자는 측근을 통해 “내 잘못으로 일이 이렇게 번져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12일 국회는 일정에 따라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을 본회의 표결로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의혹이 터지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이콧해 임명 동의안 처리를 16일 국회 본회의로 연기했다.
여야는 이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전히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13일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여당에 ‘공동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여야가 이견을 조율하지 못하니 적격·부적격 여부를 국민에게 물어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정책위의장단 연석 회의에서 “어제(12일) 서로 양보해서 국회의장 중재 하에 어려운 합의를 게 지금 몇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며 “야당 대표가 하루 만에 이렇게 말씀을 바꾼 데 대해 정말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여당과 정의화 국회의장은 야당의 반대에도 임명 동의안 처리를 강행할 뜻을 보이고 있어 또다시 여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팩트ㅣ문막=이철영·문병희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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