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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름백태] '김민성 게이트'…여야 의원들 '한랭전선' 노출

  • 정치 | 2014-08-08 11:12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이사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의원에게 '입법 로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세 의원이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전현희 전 민주통합당 의원과 SAC 장 모 교수, 김 이사장, 신계륜 의원, 김재윤 의원은 '오봉회' 멤버로 친분이 있다. /사진=더팩트DB, 서울신문 제공, 신학용 홈페이지, 그래픽=고수정 기자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이사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의원에게 '입법 로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세 의원이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전현희 전 민주통합당 의원과 SAC 장 모 교수, 김 이사장, 신계륜 의원, 김재윤 의원은 '오봉회' 멤버로 친분이 있다. /사진=더팩트DB, 서울신문 제공, 신학용 홈페이지, 그래픽=고수정 기자

[더팩트 ㅣ 고수정 기자] 이른바 '김민성 게이트'가 여의도 정가를 강타했다. 최근 검찰은 입법 로비와 관련해 '김민성 게이트'에 연루된 의원들의 이름을 수사망에 올렸다. 여야 의원들은 혹여 '불똥'이 튈까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두 달 전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이사장의 횡령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은 김 이사장이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신학용 의원에게 '입법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내사를 진행했고, 9일·11~12일 세 의원을 차례로 소환할 예정이다. 이들은 현재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물증이 확실하다"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치권은 자칫 '대형 사건'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평소 김 이사장이 정치권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검찰은 법안 발의자가 20여명이어서 김 이사장이 빼돌린 학교 자금 수백억원 가운데 상당액을 입법 로비에 추가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 관련 로비 의혹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신학용(왼쪽부터) 의원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과 관련해 김민성 SAC 이사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서울신문 제공, 신학용 홈페이지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신학용(왼쪽부터) 의원이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과 관련해 김민성 SAC 이사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다. /서울신문 제공, 신학용 홈페이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이 입법 로비 정황으로 보고 있는 것은 신계륜 의원이 지난해 9월 12일 대표 발의한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 관련이다.

이 법안은 기존 '직업학교'나 '직업전문학교' 명칭에서 '직업'이라는 단어를 뺄 수 있도록 해 '직업'이 주는 제한적 이미지를 벗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교명에서 '직업'을 빼 4년제 정규대학처럼 보이게 하려고 이 법안 개정을 청탁했다고 보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 4월 29일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 6월 21일부터 시행됐고, 최근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는 교명에서 '직업'을 떼고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로 바꿨다.

신계륜 의원이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할 때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던 김재윤 의원이 힘을 보탰다. 검찰에 따르면 두 의원은 법안 발의 시점을 전후로 김 이사장으로부터 각각 5000만원의 현금을 받았다. 김 이사장은 또 당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이었던 신학용 의원에게도 '힘 써달라'며 1500만원을 건넸다.

검찰은 이들 세 의원의 정치자금 회계보고서와 고액기부자 명단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 의원의 전·현직 보좌관과 지인의 자택 3곳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금품 전달이 의심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와 입법 로비 관련 자료도 물증으로 제시할 전망이다.

세 의원은 SAC 측으로부터 입법 로비나 대가성 있는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신계륜 의원은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법안은 제가 1992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일한 이래로 꾸준히 제기돼온 문제"라며 입법 로비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야당 의원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은 7일 '철피아(철도+마피아)'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부정처사후수뢰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박상은 의원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7일 검찰에 소환됐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해운업계의 구조적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박 의원에 대한 제보를 접하고 현금 흐름을 추적해왔다.

◆ 김민성과 세 의원의 친분은?…'오봉회' 주목

'입법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 의원과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은 '오봉회'라는 등산 모임을 하고 있다. 이 모임에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장 모 교수와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4일 북한산 우이령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 모 교수, 김 이사장(윗줄 왼쪽부터)과 김 의원, 전 전 의원, 신 의원(아랫줄 왼쪽부터). /장 모 교수 페이스북
'입법 로비'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김재윤 의원과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김민성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이사장은 '오봉회'라는 등산 모임을 하고 있다. 이 모임에는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장 모 교수와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4일 북한산 우이령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장 모 교수, 김 이사장(윗줄 왼쪽부터)과 김 의원, 전 전 의원, 신 의원(아랫줄 왼쪽부터). /장 모 교수 페이스북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김 이사장과 친분이 깊다. 먼저 신계륜·김재윤 의원은 김 이사장,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과 SAC 장 모 교수와 함께 '오봉회'(五峰會·북한산 우이령 다섯 봉우리를 딴 이름)라는 등산모임을 하고 있다. 김 이사장과 '25년 지기'인 장 교수가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의 호남권 지역위원장을 맡을 당시 친해진 두 의원과 전 전 의원을 김 이사장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오봉회의 친목 활동이 처음으로 드러난 시점은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틀 뒤인 지난해 9월 14일이다. 이들은 이날 북한산 우이령길을 함께 등반한 뒤 모임 이름을 오봉회로 지었다고 한다. 나이순으로 연장자인 신 의원이 '1봉' 그다음 연장자인 김 이사장이 '2봉'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약 한 달 뒤인 10월쯤 1박 2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후 오봉회 멤버들은 대외 행사에 서로 참석하며 친분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김 이사장이 'SAC 강남패션페스티벌' 부대 행사로 스타 애장품 바자회를 개최했을 당시 김재윤 의원과 전 전 의원이 소장품을 특별 기부했고, 다음 달 전 전 의원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내복 플래시몹'을 열었을 때 김 이사장이 유명 여성 가수 등 재학생 500여명을 동원해 행사를 도왔다. 이 자리에는 신계륜 의원과 김재윤 의원도 참석했다.

신학용 의원과 김 이사장도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9월 신학용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재학생을 보내 축하 공연을 열어줬다. 신학용 의원은 올해 열린 SAC 학내 행사에 참석해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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