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7월 15일을 기해 새 진용을 갖췄다. 앞으로 2년, 김무성 대표가 당을 이끈다. 그는 집권 여당 수장으로서 박근혜 정부를 돕고, 견제하는 구심점에 섰다. 야당과 원활한 소통을 이끌어내야 하는 임무도 막중하다. 옛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던가. <더팩트>는 '인간 김무성'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 ㅣ 오경희·고수정·김지희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62, 5선, 부산 영도구) 대표는 '보스형'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큰 체격과 거침없는 언행, 무엇보다 '통큰 리더십'으로 주변에서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많다.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부드러운 이미지가 다소 부족하다는 게 흠이라면 흠. 이를 의식한 듯, 당권에 도전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기자들과 스킨십을 늘리고, 당 안팎에서 소통 행보에 나섰다.
<더팩트>는 전문가 조언과 언론 보도 등을 바탕으로 김 대표의 '성격' '화법' '스타일' '측근 그룹' 등을 분석했다.
◆ 코흘리개 '골목대장' 예순 넘어도 '무대'
학창시절 별명만 봐도 그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골목대장을 도맡던 그는 또래 아이들로부터 '무대(무성 대장)'라 불렸다.
골목대장은 머리 희끗한 중년이 되서도 '무대'라 불린다. 김 대표는 '친이계 학살'로 평가됐던 2012년 4월 총선 당시 '불출마'를 선언, '무소속 출마 러시'로 위기를 맞은 당을 구했다.
'백의종군'을 강조하면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캠프내 기강을 잡았다. 선거 기간 동안 캠프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펴고 상황을 직접 보고 받으며 활기를 불어 넣었다. '무대'란 별명도 이때 굳혀졌다.
김 대표의 혈액형은 AB형이다. 심리학적으로 AB형은 냉정하고 침착하며 치밀한 분석력과 정확한 판단력을 지닌 합리주의자이지만 뒷심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AB형이다.
국회 홈페이지에 기재된 그의 취미는 '영화 감상'이지만, 정작 본인은 지난 13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골프도 안 치고, 취미도 술 마시면서 얘기하는 거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을 당시 "그 좋아하는 술도 70일간 한 방울도 안 마셨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 핵심 찌르는 '직설 화법'…감정 어휘 특징
김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는 '직설 화법'이다. 최근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인사 참극'과 관련,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향해 "당을 청와대 아래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 실장이 청와대로 가서 당을 지시하고 인사와 공천에 개입한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한 것은 그의 화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생각과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감정적인 어휘를 사용하기도 하고, 공격적인 어휘를 재치 있게 바꾸는 '센스'도 있다. 지난 14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공천권과 관련해 "지금부터 '살생부'가 아닌 '상생부'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갔다.
<더팩트>가 17일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우지은 대표에게 김 대표의 화법 분석을 의뢰한 결과에도 이 같은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우 대표는 김 대표의 화법을 '직설' '감정적' '언어유희'로 구분했다.
우 대표는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김 대표는 말을 천천히 이어가는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청중에게 신뢰감을 주고 귀를 기울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고 잘 알려져 있듯이 모든 대화와 질문에 솔직하게 말하고 부정적인 의견에도 긍정적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기쁘다' '걱정하지 않는다' 등의 감정적인 어휘와 함께 '여러분'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해 소통하는 느낌을 준다"며 "어휘력이 풍부해 공격적인 어휘를 기회로 삼아 재치 있게 바꾼다. '정치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정치를 걱정했다'라고 말하는 등 언어유희를 자유롭게 구사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투리 발음과 강한 성량이 부드럽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고 우 대표는 분석했다. 그는 "톤의 높낮이와 강약을 적절히 조절해주면 '옆집 할아버지'같은 편한 이미지로 소통·화합 요인을 더해 국민의, 마음을 좀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소탈한 패션 고집…정장·트렌치코트 즐겨
김 대표의 패션은 소탈하다. 평소 짙은 색 정장에 흰색과 파란색 셔츠를 입는 것을 고집한다. 동료 의원들이 편한 차림의 복장을 입고 나타나는 자리에서도 김 대표는 같은 옷차림이다. 정장을 즐겨 입지만 넥타이는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고, 대신 소매를 자주 걷어 올린다.
패션과 이미지컨설턴트 전문가 사이에서 짙은 색 정장은 직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믿음직한 모습을 부각하는 효과를 주는 '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다. 또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고 단추를 풀어 헤치며, 소매를 걷어 올리는 스타일은 '남성성'과 '강인함'을 부각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단법인 이미지컨설턴트협회 정연아 회장은 17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대표 패션의 특징은 '소탈함'과 '강인함'이라고 말했다. "정장을 고집하는 것을 보면 패션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며 "꾸밈 없는 패션은 남성적이고 털털한 성격을 드러내는 것으로 대변된다"고 분석했다.
정 대표는 김 대표가 짙은 색 트렌치코트를 자주 입는 것에도 주목했다. 지난해 11월 15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사전 유출과 불법 열람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때도 그는 어김없이 트렌치코트를 입고 나타났다. 정 대표는 트렌치코트가 '남성성'을 부각하는 효과를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격이 왜소한 남성의 경우 남성성을 부각할 수 없지만, 김 대표는 풍채가 크기 때문에 트렌치코트를 입으면 듬직한 리더의 느낌이 난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대표는 여당의 수장이 된 김 대표가 '소탈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지만 카리스마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패션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셔츠 깃을 빳빳하게 하고 흰색 바탕에 파란색 굵은 선이 들어간 셔츠를 입는다면 김 대표 특유의 강하고 우직한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보다 젊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원내·외서 물심양면… 계파 초월 '측근 그룹'
김무성 대표의 측근 그룹은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를 아우른다. 한때 원조 친박계였다가 비주류로 자리매김했지만, 상도동계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민주계 출신 인사들, 친이명박계와도 연을 꾸준히 맺어왔다.
이번 전당대회를 적극 도왔던 재선 김성태(서울), 김학용(경기), 이진복(부산), 이군현(경남), 이한성(경북), 권성동(강원) 의원은 원내부대표 그룹으로 김 대표와 인연을 맺은 뒤 줄곧 지원군 역할을 해 왔다.
부산 출신 재선 박민식 의원은 지난해 4월 김 대표가 '남을'에서 '영도'로 지역구를 바꿔 국회에 재입성할 때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대표의 보좌관 출신으로 지역구를 물려받은 초선 서용교 의원과 이헌승 의원도 측근으로 꼽힌다.
비박계 인사로는 전대 캠프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 후보 비서실장으로 활동한 안형환 전 의원 등이 있다.
이혜훈 전 최고위원과도 각별한 관계로 알려졌다. 캠프 공보단장이었던 배용수 전 국회도서관장, 공동대변인이었던 허숭 전 경기도 대변인, 문혜정 전 김황식 캠프 대변인도 김 대표 당선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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