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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 이제는 '대권'이다…날개 단 '잠룡 5인'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른 남경필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당선자(왼쪽부터 가나다 순)./사진=더팩트DB,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그래픽=문지현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른 남경필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당선자(왼쪽부터 가나다 순)./사진=더팩트DB,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그래픽=문지현 기자

[오경희 기자] 6·4 지방선거 결과 차기 대권 구도의 의미 있는 밑그림이 그려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2017년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 5인'이 하늘로 오를 날개를 일단 달았다. 정치권은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벌써부터 3년 뒤의 '대권 전쟁' 출전자를 점치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기에 3년 뒤를 예측한다는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상황을 바탕으로 자의 반 타의 반 거론되는 잠룡들의 날갯짓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방선거가 배출한 대권 도전 후보군으로 새누리당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남경필 경기지사·원희룡 제주지사 당선인을 들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인이 차기 대선 주자 1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잠룡 5인'의 면면을 보면 여권의 경우 비박(비박근혜)계라는 점이 눈에 띄고, 야권의 경우 대권 주자로 먼저 이름을 올린 잠룡(안철수· 문재인 의원, 손학규 전대표 등)들과 충분히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게 특징이다.

또 2010년 6·2 지방선거에 이은 '486세대'의 약진도 주목할 대목이다. 차기 대권 경쟁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세대교체 가능성을 열어 놨기 때문이다. ('잠룡 5인'에 대한 조명은 가나다 순.)

◆ 남경필…'만년 소장파' 이미지 벗나





남경필 당선자는 경기지사 선거(개표율 99.2%)에서 접전을 벌인 끝에 50.4%를 얻어 새정치연합 김진표(49.6%) 후보를 0.8%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더팩트DB
남경필 당선자는 경기지사 선거(개표율 99.2%)에서 접전을 벌인 끝에 50.4%를 얻어 새정치연합 김진표(49.6%) 후보를 0.8%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더팩트DB

여권 내 원조 '소장 개혁파'인 남경필(49) 당선자는 첫 광역단체장 도전에 성공하면서 차기 주자군에 단숨에 합류했다. 경기지사 선거(개표율 99.2%)에서 접전을 벌인 끝에 50.4%를 얻어 새정치연합 김진표(49.6%) 후보를 0.8%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남 당선자는 부친 고 남평우 전 의원의 작고로 치러진 1998년 경기 수원 팔달구 보궐선거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으며 이후 19대 총선까지 같은 지역에서 내리 5선에 성공했다.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당내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의 공동대표를 지냈고 당 대변인, 최고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선거 전에 원내대표 경선을 준비했으나 '중진 차출론' 속에 결국 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선거 초반에만 해도 새정치연합 김진표 후보에 10% 포인트 이상 앞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고전했다.

하지만 남 당선자는 김 후보에 승리하며 수도권 내 '여당의 진지'를 지켜 냈다. 도지사로서 행정 경험을 쌓아 5선 출신이지만 '만년 소장파'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고, 정치적 자산을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옷을 갈아입게 된 그에겐 시급한 과제가 있다. 경기도 내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희생으로 슬픔에 잠긴 도민들의 '세월호 상처'를 서둘러 보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박원순…재선 성공, 야권 대권 주자 급부상





4일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당선자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당선자가 5일 새벽 서울 종로구 종로 5가 캠프에서 아내 강난희 씨와 함께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종로=이효균 기자
4일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당선자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박 당선자가 5일 새벽 서울 종로구 종로 5가 캠프에서 아내 강난희 씨와 함께 손을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종로=이효균 기자

서울시장 선거는 '청계천 신화'를 발판으로 대권으로 직행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례에서 보듯, '대권 지름길'로 통한다.

박원순(58) 당선자는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에게 '완승'을 거두면서 단숨에 차기 대권 주자의 맨 앞줄에 서게 됐다. 박 당선자는 서울시장 선거(개표율 95.9%)에서 56.0%를 얻어 43.2%를 얻은 정 후보를 12.8%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2011년 10·26 보궐선거 때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이른바 '아름다운 양보'로 당선됐던 박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하면서 명실상부한 야권의 유력 주자 반열에 성큼 올라섰다.

그는 '세월호 참사'로 정권 심판론이 일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자 '조용한 선거'를 선언하는 등 노련한 승부사의 기질을 보였다. 선거 초반 정 후보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추진 공약이 호응을 얻자 이에 대응해 영동권 국제 복합교류지구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강남 표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성공한 시민운동가에서 수도 서울을 책임지는 행정가로 변신한 박 당선자는 꼼꼼하고 섬세한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박 당선자는 차기 대선 출마를 부인하고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를 인용했다. 그러면서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엎을 수도 있다. 물은 시민들"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임기는 박 당선자가 그 물의 흐름을 따라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검증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기존 대권 주자로 친노무현계의 맏형인 문재인 의원과 중도 성향의 안철수 공동대표, 손학규 전 대표 외에도 박 시장까지 풍부한 차기 후보군을 확보하게 됐다.

◆ 안희정…'친박'에 승리, 486 차세대 유력 주자





안 당선자는 충남지사 선거(개표율 99%)에서 52.2%를 얻어 새누리당 정진석(44.0%) 후보를 8.2% 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더팩트DB
안 당선자는 충남지사 선거(개표율 99%)에서 52.2%를 얻어 새누리당 정진석(44.0%) 후보를 8.2% 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더팩트DB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희정(49) 당선자는 개표 초반부터 상대 후보에 앞서면서 재선에 성공, 당내 486세대의 차세대 주자로 부상했다. 안 당선자는 충남지사 선거(개표율 99%)에서 52.2%를 얻어 새누리당 정진석(44.0%) 후보를 8.2% 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안 당선자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지역 정당인 자유선진당 후보와 집권당인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민주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충남도지사 자리에 오른 뒤 이번에 재선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그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단기필마'로 지역을 누비며 유권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새누리당 중앙당 인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선거를 치른 정 후보를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하는 뚝심을 보였다.

'대권에 도전하려면 중앙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완구 원내대표와 정진석 후보 등 새누리당 인사들의 날 선 비판을 받았지만, 유권자들은 안 당선자를 선택했다. '충청 대망론'이 표심을 상당 부분 자극했다.

안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달 17일 선거 캠프 개소식에서 "지방정부 실험을 통해서 (준비가 됐다는)확신이 든다면 확신이 든 다음 날이라도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대권에 도전할 경우 향후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과 '선의의 경쟁' 관계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 원희룡…보수·진보 아우르는 잠룡





원희룡 당선자는 제주지사 선거에서 60%가 넘는 득표율을 얻어 승리했다./더팩트DB
원희룡 당선자는 제주지사 선거에서 60%가 넘는 득표율을 얻어 승리했다./더팩트DB

원희룡(50) 당선자는 개표 초반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원 당선자는 선거 출마 전, 제주지사를 대권을 향한 '디딤돌'이라고 밝혔는데도 도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그에게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그는 제주지사 선거(개표율 100%)에서 60%를 얻어 새정치연합 신구범(34.5%) 후보를 25.5%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그 역시 새누리당 내 '개혁적 소장파'다. 1999년 당시 개혁적인 보수를 천명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해 2000년 16대 총선 서울 양천갑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17·18대 총선까지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이후 당내 소장 개혁파 운동을 주도했으며 이후 한나라당 최고위원, 사무총장과 당 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2010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다.

3선 국회의원, 여당 사무총장 등 중앙 정치에서 핵심 구실을 했던 원 당선자가 지방 행정을 잘 이끌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 비교적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은 표의 확장성을 기대할 수 있고, 보수뿐만 아니라 진보 진영까지 아우를 수 있을 정도로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서울 중심인 한국 정치 문화에서 제주도는 거리와 심리적으로 멀다는 점이 대중성 확장에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변수는 그가 제주 도정을 얼마나 잘 이끌어 나가는지 여부다. 대권 도전 등 중앙 정치에 비중을 높이고 도정을 멀리할 경우 제주도민들의 민심은 순식간에 돌아설 수 있다.

◆ 홍준표…'친노'-'친박' 넘어 재선 성공





홍준표 당선자는 경남지사 선거(개표율 100%)에서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와 통합민주당 강경기 후보 등 야권 두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더팩트DB
홍준표 당선자는 경남지사 선거(개표율 100%)에서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와 통합민주당 강경기 후보 등 야권 두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더팩트DB

홍준표(59) 당선자는 예선과 본선에서 각각 '친박(친박근혜)'과 '친노(친노무현)'의 산을 넘어 재선에 성공했다. 경남지사 선거(개표율 100%)에서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와 통합민주당 강경기 후보 등 야권 두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그는 득표율 59%를 얻어 새정치연합 김경수 후보(44.0%)를 15% 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다.

홍 당선자는 '친박'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중앙당 당직자까지 경선 상대인 박완수 전 창원시장을 지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저변 확대와 각개격파로 이 벽을 뚫었다.

한때 친박계의 파상 공세로 예선에서 그의 본선행은 어려울 것이란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일부 국회의원을 상대로 "경선에 개입하면 총선 때 페이백하겠다(되갚아 주겠다)"는 직격 발언으로 '국회의원 협박'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여야 대권 잠룡들의 고향인 경남에서 여유롭게 재선에 성공하면서 홍 당선자는 여권 내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가 넓어졌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해 "도지사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경남 사람들도 좋을 것"이라며 대선 출마의 뜻을 밝혔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한 홍 당선자는 4선 의원 출신으로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다. 2012년 12월 김두관 전 지사가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뒤 보궐선거에 나와 당선되며 경남지사직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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