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정치
[P-TODAY 직격 토크] 원희룡 "제주지사 출마, 가능성 크다…대권 꿈꿔"
정계로 돌아온 원희룡 전 의원에게 '제주지사 출마'라는 시험지가 손에 쥐어졌다. 불출마에 무게를 뒀던 원 전 의원이 3일 <더팩트>과 인터뷰에서
정계로 돌아온 원희룡 전 의원에게 '제주지사 출마'라는 시험지가 손에 쥐어졌다. 불출마에 무게를 뒀던 원 전 의원이 3일 <더팩트>과 인터뷰에서 "확정된 건 아니지만 출마 가능성이 큰 쪽"이라며 고민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프레스센터=오경희 기자] 정계를 잠시 떠났다 돌아온 원희룡(50) 전 의원에겐 큰 고민이 주어졌다. 그의 고향인 '제주지사 선거 출마' 여부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진 차출론'이 새누리당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통합 신당 창당 카드에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잠재워야 하는 새누리당은 '중진 개혁파'의 도전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때문에 당 지도부는 그에게 제주지사 출마를 요청하고 있고, 불출마에 무게를 뒀던 그의 마음도 '출마'로 기울었다. 원 전 의원은 3일 <더팩트>과 인터뷰에서 "사실 출마를 정말 염두에 뒀다면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했을 것"이라며 "당의 요청에 원내대표 출마를 고집해온 남경필 의원까지 출마한다면 저도 소나기를 맞겠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출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내 소장파로 불리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가운데 5선의 남 의원은 결국 4일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4선의 정병국 의원 역시 일찌감치 경기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2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그는 2년여 동안 12년 정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 그 시간을 반성하고, 다시 시작을 이야기하는 자서전을 펴냈고, '원조 소장파'답게 "공권력의 힘이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다"란 센 돌직구 한방으로 정계에 쿨하게 돌아왔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사태' 무료소송으로 다시 한번 눈길을 끌며 정치 행보에 서서히 속도를 내고 있다. 2007년 대권에 도전했고, 꾸준히 여권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그는 '대권 도전'에 대한 꿈을 늘 마음에 새기고 있다. "대통령병에 걸린 게 아니라 대권을 준비하는 과정이 한국 정치 발전을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60세가 되기 전 대권에 꼭 도전할 생각"이라고 웃음 지었다.

2012년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정계를 잠시 떠난 후 모처럼 '백수' 생활을 즐겼다고 말하며 미소 짓는 원 전 의원.
2012년 총선 불출마 선언 후 정계를 잠시 떠난 후 모처럼 '백수' 생활을 즐겼다고 말하며 미소 짓는 원 전 의원.

-2012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정계를 떠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트위터에 '백수 생활' 시작을 알리는, 시쳇말로 '미용실 인증샷'을 올렸던데.

서른 여섯에 정계에 입문해 12년간 앞만 보고 달렸다. 모처럼 백수 생활이니까 자유를 누리고,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웃음). 인터뷰 하러 오기 전에도 아내와 딸을 직장과 학교에 데려다 줬다. 딸이 둘인데 둘째 딸이 대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대학 입시 치른다고 베를린에 갔다. 뜯어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아내와 저는 서로 딸의 고집을 "자기와 닮았다"고 우기고 있다(웃음). 쉬면서 전에 가고 싶었던 유럽과 중국을 아내와 함께 1년 동안 여행했다. 오랜만에 신혼의 단꿈도 꿔보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중국어도 배우고 미세먼지도 듬뿍 마시고.

-최근 자서전을 내고, '원조 소장파'답게 쓴소리를 날리며 정치 재개 신호탄을 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사태' 무료소송은 9일 기준 1만6000여명이 접수할 만큼 시쳇말로 '히트'를 쳤는데, 왜 이 시점에 정치 행보를 시작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치란 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가 있다. 책을 내고 강연을 하는 등의 행위, 선출직을 위한 행보 등 모두 정치의 개념에 속한다. 여행지에서 12년 정치 경험을 되돌아보고 한국에 돌아와서 그 시간을 책에 담았다. 책을 낸 후 당분간 강연을 하는 등 좁은 의미의 정치를 할 생각이었다. 선출직 당선을 위한 행보를 당장 고민했다면 서울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지난 여름부터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2010년 서울시장 경선에 실패했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했다. '개인정보 유출사태' 무료소송을 '정치적 쇼'라고 생각한다면 할 수 없다. '쇼도'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쇼'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의 생각을 맞출 순 없으니까 말이다.

원 전 의원이 새누리당의 '중진 차출론'은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원 전 의원이 새누리당의 '중진 차출론'은 박근혜 정부 심판론을 잠재우기 위한 카드라고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쉬면서 당분간 선출직을 고민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끊임없이 제주지사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당의 확실한 얘기가 없다면 불출마를 하겠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생각은 변함없는가.

당에선 제주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새누리당 후보 모두 당선 가능성이 약한 걸로 판단해 저를 여론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더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동안 당의 혜택을 받고 최고위원도 하고 대통령 경선도 나갔는데 비록 서울에 비해 제주의 규모가 작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당의 승리에 기여를 하라는 뜻에서 선거 출마를 요구해왔다. 만약 출마를 한다면 도민들이 저를 받아들일지와 왜 제주지사가 되야 하는지에 대해 저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지금으로선 출마 가능성이 큰 쪽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새누리당의 '중진 차출론'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원 전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를 고집해온 남경필 의원마저 꺽인다면 소나기를 맞겠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당은 솔직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 심판론이 불까봐 걱정하고 있다.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지지도가 높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지만 대선 후보였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변수'로 뜬 이상 새로운 카드가 필요하다. 당내 젊은 개혁파로 남경필이나 원희룡이 선거에 나서면 민주당이 지키는 자리에 서고, 새누리당은 도전하는 그림이 나온다. 그러면 선거의 성격이 박근혜 정부 심판에서 젊은 새누리당의 도전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비주류 중심으로 중진 차출론 카드가 나온 것이다.

자신은 '개혁파 보수주의자'라고 말하는 원 전 의원.
자신은 '개혁파 보수주의자'라고 말하는 원 전 의원.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지만 진보가 아닌 보수 진영을 선택했고, 정계를 떠나면서 12년 정치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정치 지형이 바뀌지 않는 이상 돌아온 원 전 의원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저는 '개혁파 보수주의자'다. 민주화운동을 했던 만큼 정치적으로 말하자면 '전향'이겠지만, 운동권의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다. 생각의 활동 무대를 바꾸고 개인적으론 성숙했다고 생각한다. 산업화와 보수의 가치를 인정하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적인 태도와 강자를 추종하는 아름답지 못한 보수의 단점에 대해선 저 자신도 경계할뿐 아니라 비판적이다. 다만 사고의 전환이 있었던 거다. 민주화의 희생 때문에 오늘의 우리가 있고 자랑스럽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혼란스러웠다. 잘못된 점을 고치기 위한 투쟁도 중요하지만 부를 창출하고 결과물을 내는 산업화의 가치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혁파'로 12년의 정치적 실험이 '현실 정치'에서 실패했지만 앞으로도 그 길을 걸을 것이다. 때문에 정치 제도가 여러 가지 바뀌어야 하는 게 사실이다. 제도적으로 공천 개혁이 시급하고, 민주당과 새누리, 양당 텃밭을 허물 수 있는 다당제 도입을 고민할 때다. 대통령을 뽑아놓으면 여당은 대통령의 해바라기로 맹목적인 추종을 하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집중한다. 전반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지만 당장엔 어렵다고 생각하고, 유력한 정치 대선 주자들이 정치 개혁에 대한 공통 공약을 해서 당선된 대통령이 임기 초 개헌으로 정치 제도를 바꾸도록 하는 게 하나의 대안이다. 최근 펴낸 자서전 '누가 미친 정치를 지배하는가'에도 이 같은 고민이 담겨 있다.

원 전 의원은 '대권 도전'의 꿈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원 전 의원은 '대권 도전'의 꿈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정치적 목표는 무엇인가. 대권 도전에 대한 꿈은 '현재 진행형'인가.

제 나이 이제 쉰이다. 옛날 같으면 은퇴를 고민할 나이지만 대한민국이 고령화 사회이지 않나. 아직도 '원조 소장파 ' 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제 '중진 개혁파'다. 앞으로 10년, 15년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겠다.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다면 계속 준비할 것이다. '대통령병'에 걸린 게 아니라 한국 정치의 발전을 고민하는 과정이 대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60세 이전엔 또 도전할 것이다. 인생 후반전엔 시민사회 단체 활동 등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아름다운 은퇴'를 하고 싶다.

<사진=최진석 기자>

ari@tf.co.kr

정치팀 ptoday@tf.co.kr

폴리피플의 즐거운 정치뉴스 'P-TODAY'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