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경희 기자] "영도 사람, 김비오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민주통합당 김비오(45) 후보는 연신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어깨엔 '영도 사람, 김비오'라는 문구가 적힌 띠를 둘렀다. 한 사람이라도 놓칠 새라 그의 발걸음은 바빴다. 4·24 부산 영도 재보선에 출사표를 던진 그의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맞상대인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남이 뭐라 하든 더 열심히 발로 뛰겠다는 각오다.
<더팩트> 취재진이 지난달 30일 김 후보를 찾았을 때 그는 낡은 4인승 다마스 차량을 타고 나타났다. 김 후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지나가는 주민의 손을 잡고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몇몇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후 김 후보가 찾은 곳은 부산 영도의 한 종합사회복지관. 이곳에선 소외계층 의료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는 진료를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있던 어르신들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인사했다. 김 후보의 방문에 성모(72) 할머니는 취재진에게 "사람은 착해 보이네"라면서도 "새누리당이 낫지 않겠느냐"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복지관을 나선 김 후보는 걷기 시작했다. 김 후보의 캠프 관계자는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남아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거리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김 후보가 발품을 팔아야 했다. 길 건너편에 사람이 보이면 달려가 인사를 했고, 상가 곳곳마다 들어가 자신을 소개했다. 몇몇 주민들은 김 후보를 낯설어했고, 몇몇 주민들은 김 후보를 격려했다.
20여분 쯤 길을 걷다 김 후보는 다음 일정을 위해 차량에 탑승키로 했다. 취재진도 김 후보의 차량에 몸을 싣기로 했다. 4인승인 탓에 캠프 관계자 한명은 짐을 싣는 공간에 타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졌다.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부산의 명소 가운데 하나인 75광장. 화창한 날씨에 주민들이 산책을 나와 있었다. 이곳에 오자 김 후보의 말대로 그가 '영도 사람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김 후보가 나타나자 한 주민이 "위원장~"하며 그를 불러 세웠다. 주민 김모(60)씨는 "김 후보가 지역위원장을 맡아 영도를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면서 김 후보를 지지했다.
김 후보가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사이 그의 부인과 아들 원(10), 딸 금산(8)이 광장을 찾았다. 김 후보의 부인 최지선(42)씨는 지난 2008년 그가 첫 도전을 했을 때부터 그의 정치 활동을 내조해 왔다. 치과의사인 부인은 부산 영도 토박이다. 최씨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처음 정치 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민들이 많이 알아봐 주신다. 이번엔 꼭 남편이 해내리라 믿는다"고 웃음 지었다.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친 김 후보는 '바닥 선거'로 필승을 다짐했다. 그는 남은 시간 동안 지역구 곳곳을 누빌 계획이다. 김 후보는 "누가 됐건 이번에 승자는 영도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발전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영도에 산 지 12년째다. '영도 사람' 김비오를 주민들이 응원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사진=이새롬 기자>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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