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사천=소미연 기자]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별칭이 유독 많다. 지난 2008년 쇠고기 정국에서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거듭난 뒤 그의 활약상을 담은 별칭이 하나 둘 붙게 됐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해결사로 등장하는 간달프를 닮아 '강달프', 혼자서도 의원 10여명의 몫을 해낸다고 해서 '일당백', 정부 관계자들에게 호통을 많이 쳐서 '호통기갑' 등 그를 대변하는 별칭은 언제나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이중에서도 강 전 대표는 '강달프'라는 별칭을 첫손에 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속 간달프가 "의로운 사람"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희생을 각오했던 자신의 정치행위들에 대해 일부 국민들은 정의롭게 생각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늘 무겁다. 생각은 정의로웠으나 정의를 실천하는 과정과 그 행위에서 '국회폭력'이라는 비난을 샀던 것이다. 강 전 대표의 또 다른 별칭인 '공중부양'은 국회폭력의 대명사로 불렸다.
이와 관련해 강 전 대표는 "화가 많이 났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법·부자감세·금산분리 완화 등 이른바 'MB악법'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게 강 전 대표의 주장이다. 하지만 '공중부양'의 별칭을 얻은 2009년 1월5일 당시를 떠올리면 강 전 대표도 웃음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이날 국회 경위들이 박계동 사무총장의 지시로 로텐더홀에서 농성중인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 강제 해산을 시도하자 사무총장실을 찾아가 탁자 위로 뛰어올랐다.
"제가 국회폭력 사건으로 재판받을 때 비디오를 봤거든요. (웃음) 재판 과정에서 누가 편집한 걸 보여주는데, 펄쩍펄쩍 하는 것만 나오더라고. (웃음) 제 속에서 끓어오르는 불길을 참을 길이 없었어요. 처음에는 탁자를 주먹으로 쳤어요. '퍽' 소리가 났으면 그것으로 끝냈을 텐데, 이게 꼼짝을 안하잖아요. 그래서 탁자를 들었죠. 그런데 이게 또 워낙 무거워서 조금 들리는가 싶더니 팔 힘으로는 들 수가 없더라고요. 어떻게든 이 판을 뒤집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발로 꽝 눌러서 부셔야겠단 생각으로 뛰어올랐는데 너무 높이 뛴 거죠. (웃음) 완전히 무협자세로 나오면서 공중부양이 된 거예요."
강 전 대표는 "'공중부양' 때문에 돌팔매질을 많이 받았다"면서도 "이제와 후회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직에 연연했다면 하지 못했을 일"이기 때문이다. "제 할 일을 다했다"고 자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국회가 폭력적인 집단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각인된데 대해서는 책임이 크다"는 점에선 인정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절박함의 표현이라고 한다면 국민들의 이해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강 전 대표는 "공중부양 때문에 저를 욕하는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그것 때문에 저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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