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사천=임영무·이새롬·오경희 기자] 흰색 두루마기는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다. 강 전 대표는 어두운 정장으로 가득한 정치권에서 긴 턱수염에 흰색 두루마기와 고무신을 고수했다. 그의 패션은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간달프'와 비슷하다고 해서 '강달프'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정계를 떠난 그는 두루마기를 벗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달 29일 경남 사천시 사천읍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강 전 대표의 모습을 포착했다. 정치인에서 농민으로 돌아간 그는 '농군 패션'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목장갑을 끼고, 남색 누빔 바지 위로 양말을 추켜올려 신은 그에게서 '강달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흰색 고무신은 검정색 털고무신으로 바뀌었고, 1년 전 깎았던 수염은 어느새 길게 자라있었다.

특히 때 묻은 옷차림에선 그간의 생활이 엿보였다. 그의 모자와 작업복 곳곳엔 흙이 묻어 있었고, 바지는 닳아 헤졌다. 강 전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요즘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폭설 때문에 무너진 뒷산을 복구하느라 하루의 절반 이상은 작업복 차림"이라며 "일이 거칠어 3일이면 작업복이 금방 닳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강달프' 패션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강 전 대표의 자택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흰색 고무신이 눈에 들어왔다. 강 전 대표는 "일 할 때는 한복을 입기 불편하지 않겠느냐"며 "일주일에 한 번 성당에 갈 때나 중요한 자리엔 정장 대신 흰색 두루마기를 입고, 고무신을 신는다. 다만 겨울엔 발이 시려 흰색 고무신 대신 털고무신을 신는다. 국회 다닐 때도 그랬다"며 웃음 지었다.

"헐렁해서 피부 호흡에 좋다"며 그는 여전히 두루마기 패션을 사랑했다. 강 전 대표가 가지고 있는 두루마기는 춘추복, 하복, 동복 등 모두 3벌. 그는 계절에 맞춰 두루마기를 입는다. 강 전 대표는 "양복은 25년 전 결혼할 때와 19대 총선 때 두 번 사봤다. 하나는 오래돼 없어지고, 또 하나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팩트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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