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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스토리] '실버폭스' 백군기의 고민 "제 헤어스타일 어때요?"





 민주통합당 백군기 의원은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정직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군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인 4성 장군까지 올랐다. 그러나 백 의원은
민주통합당 백군기 의원은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정직한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군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인 4성 장군까지 올랐다. 그러나 백 의원은 "모두 선배들을 잘 만난 덕분"이라며 겸손해 했다. / 임영무 기자

[소미연 기자] 민주통합당 백군기 의원은 '성공한 군인'의 대명사다. 군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인 4성 장군까지 올랐다. 하지만 백 의원이 처음부터 군인의 꿈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군인이 되기로 결심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6·25 전쟁으로 생후 8개월 만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어린 시절 북한에 대한 증오심도 없지 않았다"는 백 의원은 홀로 두 형제를 키우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중학생 때부터 육군사관학교 진학을 결심했다.

물론 어머니의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식을 전남 장성에서 광주로 유학을 보냈다. 육사 진학률이 높은 광주고등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다. 당시를 회상한 백 의원은 "어머니께서 6·25 전쟁 피난길에 저를 업고 가시는데, 총알이 저를 피해갔다는 말씀을 하셨다. 큰 사람이 될 것이라고 꿈을 심어주신 분이 바로 어머니였다"고 말했다.





사진에서 왼쪽 위는 어머니와 아들의 사진. 나머지 두 장의 사진은 백 의원의 육사생도 시절 모습이다. / 백군기 의원 제공
사진에서 왼쪽 위는 어머니와 아들의 사진. 나머지 두 장의 사진은 백 의원의 육사생도 시절 모습이다. / 백군기 의원 제공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정직한 삶'을 살아온 백 의원은 광주고 시절 12명의 사관학교 동기 가운데 유일하게 4성 장군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백 의원이 '별'을 달고 가장 좋아했던 때는 1성 장군이 될 때다. 그는 "1스타 될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더라. 진급 시기가 다가오면 또 초조해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저는 4스타까지 떨어져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떨어져본 사람들의 얘기에 의하면 1스타에서 2스타로 진급이 안 되면 2층에서 떨어진 충격을 받는다. 마찬가지로 3스타에 진급이 안 되면 3층에서 떨어진 충격, 4스타에 진급이 안 되면 4층에서 떨어진 충격을 받는다는 얘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백 의원은 예편한 후 부천대학에서 안보교육, 전방의 40여개 부대에서 간부들의 정신교육을 할 때도 '진급'이 아닌 '일의 가치'에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생을 살아가는 목표를 계급에 두면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게 백 의원의 지론이다. 백 의원이 '정치인'으로 깜짝 변신에 성공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는 진급에 연연하기 보단 자신의 일에 대한 긍지와 원칙으로 35년간 군 생활을 해왔다. 한결같은 백 의원의 모습에 주변에서 정치를 권유했다.





위의 사진은 영관 장교 시절의 모습. 아래는 군 선후배와 함께한 사진이다.
위의 사진은 영관 장교 시절의 모습. 아래는 군 선후배와 함께한 사진이다.

물론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백 의원의 고민은 후배들의 설득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지금까지 국가가 당신을 길러주고 4스타까지 시켜줬는데, 이제 국가에서 당신을 원하고 필요로 한다면 봉사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후배들의 말에 깨달음이 컸다"면서 정계 입문 제의를 받아들였다. 이후 백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8번으로 당선됐다.

그러나 백 의원에게도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다. 바로 '백발'의 머리스타일이다. 대령 때부터 '반백'이었던 백 의원은 줄곧 검은색으로 염색을 해왔다. 상관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지만 특전사령관을 할 당시에는 '북한에 좀 무섭게 보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후 초대 인사사령관을 맡으면서는 염색을 하지 않았다. 인사 책임자는 인상이 부드러워 보여야겠다고 생각이 바뀐 것이다. 4성 장군으로 진급할 당시 노무현 대통령 앞에 설 때도 백발을 선택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아무 말씀 안하시더라. 이후부터 염색을 안했는데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4성 장군으로 진급하면서부터 염색을 포기, 지금의 헤어스타일을 갖췄다.
백 의원은 4성 장군으로 진급하면서부터 염색을 포기, 지금의 헤어스타일을 갖췄다.

'백발'의 4성 장군은 이후 미군으로부터 '실버폭스(silver fox)'라는 애칭을 얻었다. 미국에선 '은빛여우'가 굉장히 좋은 이미지다. 때문에 백 의원의 백발에 대한 자부심도 적지 않다. 문제는 현재다. 국회 어디서도 눈에 띄는 백발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덕분에 백 의원은 바른 몸가짐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는 "백발도 눈에 띄는데, '군기'라는 이름까지 특이하다. 그래서 제가 실수라도 하는 날엔 국민들이 저를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직을 강조한 어머니의 가르침이 제 몸 속과 이름 속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끔 한 번씩 백발에 대한 고민은 어쩔 수 없었다. 그는 "제 헤어스타일 어때요?"라고 다시 한 번 물었다.

<사진=임영무 기자, 백군기 의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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