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온 갈색폭격기' 신진식 "김세진? 친형 이상의 존재…"①편
[김용일 기자] 인터뷰를 하는 내내 신 감독의 전화기는 불이 났다. 한양대전 승리 축하 전화부터 주말에 연습 경기를 하자고 요청하는 타 학교 관계자 전화 등 쉴 새 없는 그의 일상을 엿볼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치면 제자들을 응원하러 온 부모들과 만나 인사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자신도 자식을 키우는 처지에서 부모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단다. "제 현역 시절에도 어머니께서 얼마나 많이 오셨는데요. 극성 팬이셨죠.(웃음)"

◆ '스승' 신치용 감독에게서 "늘 예의를 지켜라" 교육 받아
신 감독은 홍익대 사령탑 부임 후 곧바로 경기도 화성에 있는 배구단 숙소에 들어갔다. 호주 유학, 대표팀 트레이너, 방송 해설까지 배구의 전 포지션을 거쳤지만, 지도자를 향한 그의 욕심만큼 어떠한 단추부터 꿰어야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대학은 '진학'이라는 것이 있죠. 프로는 사실상 만들어진 선수들이기에 조직력을 극대화하면 돼요, 하지만 대학은 마지막이 아니잖아요? 홍익대 선수들이 신진식 밑에서 잘 배웠다는 말을 듣게 해야죠. 그래서 고민이 많았어요. "
10년 동안 스승으로 모신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가장 강조하신 건 어디에 가든지 '예의'를 지키라는 거였죠. 항상 낮춰라, 네가 잘났다고 나서면 너는 설 수 없다. 기술적인 부분은 너도 네 스타일이 있고, 나도 내 스타일이 있다고 말하셨어요. 그게 지도자의 길이다. 그 외적으로 필요한 부분은 도와주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스타 출신 감독들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편견은?) 음, 깨야죠. 그런 편견을 받지 않으려고 지도자의 길을 택했어요. 스타 출신도 지도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20대 초반의 제자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르는지 물었다. 신 감독은 "음, 젊다? (웃음)"라고 짤막하게 대답한다. 그러더니 "저 대학 시절과 비교하면 솔직히 잘 못 노는 것 같아요.(웃음) 우리 때는 잘 놀았는데요. '놀 땐 놀고, 할 땐 하는'것을 좋아해요. 숙소에서 휴식을 주면 PC방에 가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끊으라고 했죠. 당구? 좋다. 1시간 다녀와라. PC방 1시간과 당구장 1시간은 차이가 많아요. 얼마나 정신적으로 피로가 있는데요. (노는 것을 시범을 보여 준다면?) 그럼 피곤해져요. 저도 관리해야죠.(웃음)"

◆ 지도 철학은 '근성!'…"제자들에게 물려주고파"
신 감독과 인터뷰 말미에 대학 배구의 현실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현재 열리고 있는 대학 배구 추계대회와 관련된 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옛날 대학 배구와 비교하면 열기가 많이 떨어졌죠. 홈과 원정을 오가는데 학생들이 더 많이 찾았으면 좋겠어요. 프로, 대학, 중·고등학교 모두 살아나야 한국 배구가 살아납니다. 요즘 키 큰 친구들 보면 대부분 축구, 야구하고 싶다고 해요. 정말 위기의식을 느껴야죠. 저도 어디를 나가도 홍익대 감독이라고 홍보를 많이 해요. 정말 노력해야 돼요."
"제가 추구하는 것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근성'이에요. 포기하지마라. 지더라도 공이 가는대로 쫓아가는 오기를 원하죠. 선수 때 그런 것을 많이 배웠고, 실제 경기장에서 많이 실천했고요. 그래야 지더라도 박수 받을 수 있죠. 예기치 않은 행운도 찾아오고요. 제자들에게 이야기를 해요. 실력은 훈련을 반복해서 늘 수도 있고, 안 늘 수도 있지만, 끈기나 오기, 근성은 너네한테 물려줄 수 있다. 한번 해 보자.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하루 빨리 신진식의 색깔이 묻어나는 홍익대를 만들고 싶어요. 1, 2년이 걸려도 해야죠."
신진식은 이제 진정한 '해결사'에서 '승부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겉은 초보 감독으로 보일지 모르나, 여태껏 특별한 삶의 과정을 걸어 온 만큼 진정한 실력으로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우승을 많이 하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신진식 감독에게 배운 선수들이 프로에서 정말 착실하고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제가 있어서 그런 것보다 배구 팬 여러분들께서 대학 배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열심히 뛸 테니까요."

더팩트 스포츠기획취재팀 kyi0486@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