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박상민 기자] 3월 6일은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가 공식적으로 제정된 날이다. 올해로 143돌을 맞았다. 하지만 이 날짜를 ‘태극기의 생일’로 기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태극기의 역사는 1882년 박영효가 고종의 명을 받아 일본에 가면서 ‘태극·4괘(四卦) 도안’의 기를 만들어 사용하였다는 기록으로 시작된다. 당시 조선에는 국가를 상징하는 공식 국기가 없었다. 외교 현장에서 사용할 깃발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기 제정 논의가 시작됐다.
다음해인 1883년 3월 6일, 고종은 왕명으로 이 ‘태극·4괘 도안’의 태극기를 국기로 제정·공포했다. 이 해가 공식 국기로 제정된 해지만 당시에는 국기 만드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통일된 규격이 없던 탓에 다양한 형태의 태극기가 혼용됐다.

독립과 해방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관통하며 모습을 바꿔오던 태극기는 1948년 정부 수립에 이르러서야 현재의 태극기 도안과 규격이 확정되며 국가 상징으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정부는 1949년 10월 15일 「국기제작법고시」를 통해 국기 제작 방법을 확정·발표했다.

태극기의 중심에 있는 태극 문양은 음과 양의 조화를 상징한다.
붉은색과 파란색이 맞물린 태극은 우주 만물의 균형과 조화를 뜻한다. 네 모서리에 배치된 건곤감리(乾坤坎離)의 사괘는 각각 하늘, 땅, 물, 불 등을 의미하며 자연의 순환과 변화를 담고 있다.

태극기는 나라의 상징을 넘어 독립의 상징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동안 태극기는 금지된 깃발이었지만, 사람들은 몰래 태극기를 만들어 들었다.
특히 1919년 3·1운동 당시 수많은 시민이 태극기를 흔들며 거리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태극기는 그 자체로 독립 의지의 상징이었다.

광복 이후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국기로 다시 자리 잡았다. 정부 수립과 함께 국기의 지위가 확립됐고, 이후 규격과 디자인이 정비되며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현재 태극기는 단순한 국가 상징을 넘어 하나의 'K-브랜드'로 소비되고 있다. 명동, 이태원 등 외국인이 많이 왕래하는 기념품 가게 인근 거리를 보면 태극기를 본떠 만든 기념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6일 오전 캐나다에서 온 관광객 제이(Jay)씨는 명동의 한 기념품 가게 앞에 걸린 태극기 머리띠를 가리키며 "특유의 태극 음양 디자인이 상당히 멋있다고 생각한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선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를 본뜬 기념품이 열쇠고리, 엽서 등 종류별로 판매되고 있다.
기념품점 관계자는 "광복절에는 더 많은 부류의 태극기 관련 기념품이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화려한 굿즈 열풍과는 대조적으로, 태극기의 역사적 가치와 제정일은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듯 하다. 이날 취재진이 시민들에게 태극기의 국기 제정일을 묻자,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다수 돌아왔다.
이날 아침 태극기가 걸린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 출근하던 박재현(25) 씨는 "오늘이 태극기와 관련된 날인 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만난 남성 김 모 씨도 "태극기 지정일을 몰랐다"며 "태극기와 관련 있는 국군의날 등 법정기념일에 관련된 홍보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무관심을 해소하고 태극기의 탄생을 기념하고 교육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작년 6월에는 3월6일을 '태극기의 날'로 지정하고, '태극기의 날'부터 1주일을 태극기 주간으로 지정하는 대한민국국기법 일부개정법률안(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 대표 발의)이 발의됐다.
실제 호주와 이탈리아, 미국 등 국가에서는 '국기의 날'을 지정해 자국 국기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 의미를 더하고 있다.

태극기의 143돌을 맞은 이 해, 화려한 기념품으로 소비되는 태극기를 넘어 국가 상징으로서 태극기의 온전한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봄 날씨에 접어든 오늘 하루가 하늘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한 번쯤 올려다볼 이유가 충분한 날인지도 모른다.

psm27@tf.co.kr
사진영상기획부 photo@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